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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작꼬작 May 21. 2023

'아파트'란 무엇일까?

이름만 같고 많이 다른

'살 곳'을 마련한다는 건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학교 아파트에서 2년을 산 후 나가야할 날이 다가오자, 우리는 천천히 준비를 시작했다. 3개월에 걸쳐 이사갈 곳을 알아보고, 추리고, 계약하고, 실제로 이사하는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그로부터 또 3년 후에 한 번 더 이사를 해서 지금은 단거리, 장거리 이사를 해 본 경험자가 되었다. (아직 다른 주로 건너가는 이사는 해 보지 못했지만, 차로 8시간 걸리는, 서울-부산의 약 두배 거리를 왔으니 장거리 이사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의 첫 번째 이사는 어땠는지, 그 시작부터 얘기해보려고 한다.



아파트란 무엇인가? 미국의 주택 형태


미국의 주택은 한국과 꽤 달라서, 부모님과 통화할 때 엄마, 아빠는 '집주인'이 괜찮은 사람이냐고 물어보시곤 했다. 미국에서 '아파트'라고 불리는 거주 형태에는 집주인이 없고, 회사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해드렸다.


1. 아파트 Apartment

아파트는 다세대 건물이면서, 회사가 건물 전체를 소유하고 있다. 소유 회사가 자체적으로 아파트를 관리하기도 하고, 다른 매니지먼트 회사를 고용해서 관리하기도 한다.


같은 이름이지만 한국의 고층 건물을 상상하면 약간 당황할 수 있다. 샌디에고와 리버모어에서, 아파트는 높아봐야 3층 건물이다.


아파트에는 보통 'Leasing office'가 있어서 여기에 입주 문의를 함으로써 렌트 절차가 시작된다. 나의 첫 (외부) 아파트에는 매니저가 상주하고 있었다. 그러면 무언가 고쳐야하거나 문의사항이 있을 때 연락하기가 편하다. 이런 'On-site' 매니저에게는 아파트 회사에서 렌트비를 할인해주는, 일종의 임직원 혜택을 준다고 한다. 매니저 외에 유지보수 팀이 함께 있는데, 간단한 수리가 필요할 때 첫 번째로 와 준다. 매니저, 유지보수 팀과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원활한가에 따라 삶의 질이 아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2. 콘도 Condominium

한국에서 '콘도'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휴가다. 휴가지에 마치 호텔처럼 생긴 거대한 숙박용 건물이 있고, 회원권이 있거나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경우 사용할 수 있는 것. 조금 배타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미국에서의 콘도는 좀 다른 의미인데, 다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건물이지만 아파트와 달리 각각의 유닛을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형태다. 그래서 주인이 다른 여러 개의 유닛이 한 건물에 모여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유학생 가족들은 아파트 또는 콘도에 살았다.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한국의 월세와도 비슷한 점이 있다.

 

3. 타운하우스 Townhouse

타운하우스는 UCSD 근처에서는 찾아보기 좀 어려운 형태지만, 렌트로 사는 입장에서 자주 듣는 용어다. 타운하우스는 일반 주택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역시 다세대라는 점에서 하우스와 구분된다. 벽 하나를 다른 입주자와 공유하고, 작은 마당(Yard)나 주차 공간 (Garage)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파트, 콘도와 비슷하게 다세대용 주택이지만, 앞의 두 개가 딱 봐도 '다세대'로 보이는 데 비해, 타운하우스는 언뜻 보면 주택과 비슷하고 위치도 주택가인 경우가 많다.


4. 듀플렉스 Duplex

듀플렉스라는 것도 있다. 한 지붕, 두 가족이다. 외관으로 보면 역시 일반 주택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쌍둥이처럼 똑닮은 입구가 따로 있다.


5. 하우스 House

다세대주택이 아닌, 혼자 살 수 있는 주택이다. 앞에 잔디밭이 있고 드라이브웨이에 차가 주차되어있는, 미국 드라마에서 자주 보이는 Suburban 주택이 생각난다.


이렇게 다양한 주거 형태 중에, 우리는 아파트와 콘도만 이사 대상으로 고려했다. 왜냐하면 UCSD로 통학이 가능한 곳에는 이런 형태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UCSD는 매년 3만 여명의 학부생과 7,8천 여명의 대학원생을 뽑는, 아주 거대한 학교다. 샌디에고 전체가 UCSD의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또 다른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것은 군대다.)

그래서 UCSD 주변은 항상 렌트 수요가 있고, 그에 따라 다세대주택이 아닌 곳을 찾기가 더 힘들다. 그럼에도 공급이 늘 모자라서 렌트 경쟁이 아주 치열하고 렌트비도 높다.

 

다음 글에서는 최근의 UCSD 근처 렌트비와, 아파트를 찾았던 방법, 우리들만의 선정 기준 등을 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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