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후보지는 네 곳의 Neighborhoods
이사를 가기 위해서는 우선 몇 가지 기준이 필요한데, 그 중 '어느 동네'로 갈 지가 가장 관건이었다.
한국의 '동네' 개념을 어떻게 미국식으로 바꿀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을 'Neighborhood'로 이해했다.
잠깐 미국의 지역 행정 단위에 대해 살펴보면, 대략적으로 State (주)> County (카운티)> City (시)> Neighborhood (동네) 순으로 작아진다고 볼 수 있다.
크기로 보자면 이러한 순서지만, 카운티와 시가 공식적으로 정부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는 정식 행정 구역인 데 비해, 네이버후드는 사회적인 의미의 공동체라 확실하게 그 경계와 수가 정해져있지는 않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에는 58개의 카운티와 482개의 도시가 있고, 네이버후드는 정확한 수가 나와있지 않다.
샌디에고에 처음 왔을 때 내가 살던 학교의 아파트는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 카운티, 라호야 시의 유니버시티 시티 (University city) 동네에 위치해 있었다.
두 번째로 살던 아파트는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 카운티, 샌디에고 시의 클레어몬트 동네이다. 이처럼 같은 샌디에고 안이어도 조금씩 다른 점이 있다.
유니버시티 시티는 이름 그대로 대학교가 있는 동네이다. UCSD에 재학 중인 학부생, 대학원생, 교직원의 압도적인 대다수가 이 동네에 살고 있다.
이 구역은 주간 고속도로 5번, 805번, 52번으로 삼면이 둘러싸여있어서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골든이라는 말이 붙은만큼 고속도로 세 곳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교통이 편하고, 쇼핑할 곳도 많고, 살기도 좋은 곳이다.
살기 좋은 만큼 렌트비가 높아서 렌트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다른 동네로의 이사를 고려해야했다. UCSD로 통학이 가능한, 자동차로 대략 15-20분 안쪽의 동네에는 몇 곳이 있다.
1. 서쪽의 라호야 (La Jolla)
2. 북동쪽의 미라메사 (Mira Mesa)
3. 남서쪽의 퍼시픽비치 (Pacific Beach)
4. 남쪽의 클레어몬트 (Clairemont)
네 곳 모두 살고있는 친구들이 하나씩 있을만큼 통학에는 문제가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각 동네의 장단점과 매물 유무를 부지런히 알아봤었다.
2019년 이후로 업데이트 된 사항은 UCSD로의 통학이 가능한 동네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건 바로 블루라인 트롤리 (Blue Line Trolley)가 운행을 시작한 덕분이다.
블루라인 트롤리는 이름부터 UC San Diego Blue Line인만큼, 학교로의 통학을 지원해 거주 가능 구역을 넓힘으로써 학생들의 주거 비용 부담을 줄이자는 목적에서 지어졌다.
지상철 대중교통으로 유니버시티 시티의 Westfield UTC 쇼핑몰부터 해안가, 다운타운을 거쳐 멕시코 국경까지 간다. 이에 따라 블루라인을 이용하면 렌트비가 더 싼 곳에서부터 학교에 올 수 있게 되었다.
블루라인은 2021년 가을부터 운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가 이사한 2019년에는 트롤리의 혜택을 받지는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위의 네 동네만 염두에 두고 이사갈 곳을 찾았다.
이렇게 '한국의 동네 개념이 미국에서는 네이버후드구나'와 같은 지식을 쌓을 수 있는 2년의 시간이 있었기에 이사를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동차가 있어서 각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실제 분위기는 어떤지, 출퇴근은 괜찮을지 등을 시험해 볼 수 있었다. (미국 생활에서 자동차와 관련된 컨텐츠가 아주 많아서, '주거' 카테고리가 마무리 되면 다룰 예정이다.)
동네를 네 곳으로 정한 후에는 구체적인 기준을 가지고 아파트를 검색했다. 어떤 기준이 있었는지 다음 글에서 써 보려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