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싸다고?!
(사진 출처: 구글)
오늘의 주제는 '집 구하기'.
9년 전 일본에서 남편 따라 한국에 와서 집을 구하면서 나는 여러 번 놀랐다. 정말 처음에는 너무 막막했다. 이러다 우리 부부 살 곳이 없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도 했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가격'.
일본에서는 거의 월세로 생활했으니, 한국의 전세 시스템을 알 리가 없었다. 게다가 금액은 적어도 1억, 조금 괜찮은 아파트라면 2억~3억이다. 집을 구하는데 왜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지. 한국 사람은 다 부자구나라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다. 지방인데도 이러니 서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우리 부부는 어쩔 수 없이 당분간은 월세로 살기로 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되고 남편도 이제 막 직장에 들어가니 대출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월세를 찾기 시작했는데 그때도 한 번 놀랐다. 보증금이 몇천만 원!? 월세를 내는데 보증금은 왜 이리 비싸지? 일본은 겨우 월세의 두 세배 정도 금액이면 집을 구할 수 있었으니 한국의 월세 시스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보증금이 필요한지 지금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 어찌 됐든, 우리는 무사히 만족하는 월세집을 찾아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물론, 월세 가격은 도쿄보다 많이 싸서 좋다. 하지만, 주위에는 거의 전세로 사는 사람들이 많은 탓인지, 한국에서 월세를 낸다는 것이 너무나도 아깝다. 노력을 해서 내 집 마련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부동산 사장님과 집을 돌아 보는 과정에서도 또 한 번 놀랐다. 우리가 가 본 집은 빈 집이 아니라, 거의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었다. 사람이 살고 있는데 들어가거나, 주인의 허락을 받았다고 주인도 없는 집 열쇠를 열고 들어가는 일은 나한테는 너무나 놀라운 일이었다. 내가 주인이라면 싫을 테니까. 간혹 집을 봐야 하는데, "이 방은 안 돼요"라고 하는 주인도 있었다. 우린 집을 보러 갔는데 그 방은 못 보고 나가야 된다니. 당연히 그런 집은 아예 선택권에서 없앴다.
한국의 전세 시스템은 물론 좋은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큰 돈을 준비하는 건 어렵지만 대신 매달 나가는 비용이 없고 집을 뺄 때, 전세금 전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건 참 좋다. 그래도 사회 초년생이나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불편한 시스템인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쨌든 한국에 온 지 6년 만에 월세, 전세를 지나 자가를 마련하게 되었다. 지금은 새아파트 입주한 지 3년이 지났지만 뒤돌아보면 참 열심히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다:)
대출은 많지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