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
그저 살았다.
일상은 바빴고,
무엇인가를 더 해내기에
내게 주어진 기력이 늘 부족했다.
해야 하는 것을 해내기에도 빠듯했고,
가끔 주어진 시간에는 그저 가만히 있기도 바빴다.
그래서 가능한 멈춰있었다.
마치 어제가 오늘같고
내일도 어제같을 것 같은 그런 일상.
그렇다고 여유로웠던 것도 아니다.
어쩐 일인지 마음은 더 바빴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달라져야 한다고,
무언가 해야 한다고,
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고-
아우성 치는 소리를 내내 무시했다.
무시하고 싶었다.
그저 하루를 보내며 감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아니더라.
나는 카페인이 주는 가슴 떨림 말고,
뭔가 나를 태우면서 일어나는 가슴떨림을 찾고 있더라.
사실, 그게 뭔지 아직도 나는 모른다.
모든 것을 가만히 멈추면
컵 속의 흙탕물이 가라앉아 맑은 물만 보일 줄 알았는데,
그 상태로 컵이 더러워져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괜찮다.
다시 가슴 뛰는 나를 꿈꾸게 된 것만으로도 좋다.
오늘 하루를 감사가 아니라 욕지꺼리로 마무리하더라도,
온몸의 진기가 다 빠져나간 듯이 지치는 일상이더라도,
그래도 좋다.
나의 가슴을 뛰는 무언가를 하겠다는
그 작은 마음 하나 먹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다시 시작.
꼭 오늘이 아니라도 괜찮다.
주저하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