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의 반란

12-2

by 심색필 SSF

“역시 넌 재능이 있어.”

“뭐가?”

“너도 느껴지지 않아? 악마로써 넌 재능도 충분한데 심지어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 놈이야. 그렇게 길고 긴 시간을 살아왔지만 그래도 인상 깊은 놈들은 생겨나기 마련이군.”

“칭찬이라 받아들일게.”


세상에 각기 다른 금수저가 있지만 나는 돈만 많이 물려받은 건 아니었다. 뱀의 혀와 남의 고통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철판 같은 심장마저도 아버지와 조상님의 그것을 제대로 받아들인 케이스였다.


“메시아. 형님은 어떻게 할까요?”

“저희가 굳이 먼저 움직일 필요 없습니다. 복수의 눈이 먼 자는 이성을 잃고 제 발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입니다. 조급해하지 마세요.”


가브리엘은 전대 가브리엘인 둘째 형의 석방에 불안해했다. 아버지의 시대 때 자신의 자리 위를 군림하던 사람이 자유를 얻었다는 소식은 그에게 있어 좋은 뉴스는 아니었다. 형제들 중 가장 강한 힘을 가졌으며, 가장 끈질긴 근성을 가진 그는 다른 형제, 자매들과 달리 하얀 가루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형님께서 미구엘과 손을 잡았다고 합니다.”

“그래요?”

“이제는 진짜 뭔가 대책을 준비하셔야 되는 거 아닐까요?”

“가브리엘.”

“네. 메시아.”

“그렇게 겁이 나세요?”

“그게 아니라... 저는 단지 메시아가 걱정돼서....”

“저희를 믿어주는 교인들이 이렇게 많은데 뭐가 걱정이십니까? 다 늙은 여우새끼들이 드러내는 이빨 따위에 너무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경찰이랑 윗선들도 저희 편이고 놈들이 이렇게 첩자들을 보내도 매번 계도의 길로 그분들을 모셨잖아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렇게 아름아름 잃어가다 언젠가 갑자기 정면승부를 해오지 않을까요?”

“오히려 그러면 좋겠네요.”

“네?”

“신도들에게 확실하게 보여드려야죠. 빛의 축복을 받은 건 저들이 아니라 저희라는 것을요. 아버지의 넓은 아량에도 약에 눈이 멀어 파티를 일삼은 방탕한 적자가 어떻게 몰락하는지를 제대로 알려드려야죠.”


사람들은 잘 모른다. 빛을 믿는, 이 메시아를 믿는 신도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따사로운 땡볕이 머리 위를 쬐나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이 거대한 녹지에만 우리는 삼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모아 마을을 형성했다. 교인들이 90프로가 넘는 이 작은 마을은 나의 왕궁이었고, 이 왕국의 전사들은 전 세계로 나가 포교활동을 했다.


“축하드립니다. 메시아. 아시아에 저희 빛의 자제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너무 대단들 하십니다. 빛의 말씀을 이렇게까지 설파해 주시다니요. 감개가 무량합니다.”

“다 메시아 덕분 아니겠습니까?”


교인들은 전 세계에 퍼져있었다. 그리고, 교인들 중 공로를 인정받기 위해 목숨을 건 자들은 훨씬 더 위험한 지역에서 포교활동과 정보수집 활동을 이어갔다. 그들에게 있어 빛은 그 이상의 가치를 했으니까.


“미구엘과 전대 가브리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리고, 그 교인들 중에는 큰 힘을 손에 쥔 자들도 있었다. 아버지 때부터 지원하고 후원해서 높은 자리로 간 빛의 제자들. 그런 빛의 제자들은 우리에게 아주 큰 힘이 되어주었다. 특히, 세대교체에 가장 큰 힘을 써준 검사 라파엘과 경찰 우리엘은 우리에게 아주 큰 힘이 되어주었다.


“라파엘. 저희도 환영파티를 준비해야겠네요. 몇 분이나 오실까요?”

“백 명이 조금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모두 무장한 듯합니다.”

“그렇군요. 뭐... 좋네요. 검사님들과 형사님들께서 특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니겠습니까?”

“그럼 진행할까요?”

“아... 다른 것도 하나 부탁드려도 될까요?”

“얼마든지요. 메시아.”


하얀 가루의 유혹에서 벗어난 둘째 형 가브리엘.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이자 이전 세대의 마약왕 미구엘. 이 둘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이 세상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노력 하나만으로 이길 수 있는 재능은 없다는 것을. 재능을 믿고 노력을 게을리하면 정점의 자리를 뺏기기 쉽다는 것을. 압도적인 재능 위에 뼈를 깎는 노력이 뒷받침되었을 때 얼마나 무서운 존재가 태어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럼 그렇게 준비하겠습니다.”

“네. 부탁 좀 드릴게요.”


난 이 세상에 정점에 서고 싶었다.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맨 위의 꼭짓점. 그리고, 그 꼭짓점에서 세상을 멸망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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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인의 반란 ] -> 웹소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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