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과연 유해한가? 유익한가?
뜨거운 물을 붓고 3분 만에 완성되는 마법의 음식. 중간선을 따라 반을 가르고, 겉을 찢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태를 유지하는 고고한 음식. 나처럼 간편식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컵라면과 삼각김밥이다. 사람들은 나에게 편의점 인스턴트 음식을 줄이라고 하지만, 나는 수많은 두뇌에서 나온 이 아름다운 기술의 결정체인 삼각김밥과 라면을 참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수많은 과학기술이 나와서 우리를 놀라게 하지만, 난 아직까지도 ‘삼각김밥 포장지의 원리만큼 획기적인 기술력이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개인적으로 라면을 처음 만든 사람에게는 노벨상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라면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지만, 뜨거운 물만 붓고 3분만 기다리면 된다는 컵라면의 기발함과 기술력에는 또 다른 존경심이 들기도 한다.
라면을 처음 만든 사람은 '안도 모모후크'라는 대만계 일본인 기업인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설이 있긴 하지만, 튀김기에 밀가루 반죽을 넣으면서 라면을 만들어낸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이 라면이 성공하자,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차후에 컵라면까지 만들게 된 라면의 선구자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다들 알고 있는 삼양라면이 일본의 ‘묘조식품’에서 기술을 받아와 처음으로 라면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시점에서 본다면, 라면과 컵라면의 탄생은 에디슨의 전구의 탄생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밀가루를 기름에 튀기는 행위에서 시작되어 수많은 경쟁자가 나타나고, 그 여파가 현재 전 세계에 있는 수많은 라면의 종류와 회사들을 만든 모습이 어떻게 보면 전기의 존재를 발견하고, 전기와 관련된 수많은 상품들이 세상에 탄생한 모습과 비슷한 듯하다.
물론, 시대의 환경에 따라 제품을 모방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의 진입장벽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경쟁이라는 인간의 본성에 의해 얼마나 많은 제품들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인가? 경쟁과 욕심이라는 감정적인 요소가 없었다면, 아마 우리 사회에는 우리가 만나지 못 한 수많은 제품들이 누군가의 아이디어 속에서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나는 주 3회 이상 먹는 라면을 먹지 못하고 있겠지. 상상만으로 침울해지고 슬퍼지는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가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양쪽으로 뜯어먹는 형식의 삼각김밥의 특허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은 일본의 ‘스즈키 마코토’이다. 아직 이 사람이 삼각김밥 포장지를 만들게 된 유래나 얼마나 많은 부를 쌓았는지는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참 고마운 분임은 틀림없다. 이 사람이 없었다면, 물을 부은 컵라면 위에서 서서히 뜨끈해지는 삼각김밥의 콜라보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눅눅해진 김으로 감싼 삼각김밥이라.... 땀으로 푹 젖어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는 느낌이다. 찝찝함이 극에 도달한 음식을 입안에 넣는 느낌이다. 미래의 누군가가 우리가 음식점에서 사는 김밥을 삼각김밥 포장지처럼 만들게 된다면, 또 한 번의 혁명이 오지 않을까?
사람이 만족감을 느끼는 포인트는 참 다양하면서 단순한 것 같다. 어차피, 입 안으로 들어오면 다 똑같은 것 같은데, 눅눅하지 않은 김밥 김, 독특하지만 재밌는 라면의 식감 등이 구매를 촉진시키는 가장 큰 요소가 아닌가 싶다. 면을 흡일할 때 느끼는 새로운 질감과 눅눅하지 않은 김이라는 2가지 요소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까? 2가지 제품의 발명가의 그런 고뇌를 위해서라도 나는 이 2가지 인스턴트 음식을 먹어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이 제품들의 발전을 위해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흘렸을 땀방울을 생각한다면 그깟 나트륨쯤이야 우리 몸에 그렇게 해롭다고 할 수 있을까? 심지어, 우리가 먹는 인스턴트 음식들을 하나하나 분해해보면 영양학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원물로 구성되어 있다. 김과 밥과 반찬을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김밥. 갖가지 육수가 들어간 분말과 밀가루 그리고 잘 말린 야채와 육류.
쓰면서도 약간 억지스러운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라면과 김밥을 포기하기는 어렵다. 어쩌면, 인스턴트 음식이 몸에 안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반박을 노력하는 것 일 수도 있다. 단순히 맛 때문에 지금까지 먹은 라면과 김밥으로 인한, 내 단순한 걱정일 수도 있지만 글을 쓰는 지금도 라면이 땡긴다.
먹는 소재로 글을 쓸 때마다, 배가 고픈 건 어쩌면 진짜 배가 고픈 게 아니라 라면과 김밥을 먹었던 내 즐거운 추억들이 위장을 간지럽히는 건 아닐까? 산 정상에서 혹은 스키장에서 먹는 컵라면에 김밥이 그렇게 맛있었는데.....
이번 주 주말은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개발하고 제작해주신 수많은 식품 관계자 분들의 뜨거운 땀방울을 기리며 여행을 떠나야겠다. 물론, 가방에는 라면과 김밥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