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5일자 불평.

by 이그저


2016년 11월 15일.

날씨 : 계속 침대에 있고 싶은 정도.



불평1. 눈 뜨자마자 침대에 척 하고 달라붙어 있는 몸을 억지로라도 뜯어내어 반드시 해야할 것을 하고, 가야할 곳에 가야한다는 것.

불평2. 유난히 얼굴이 부어있는 거울 속 내모습.

불평3. 쉽사리 왔다 갔다해서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물 온도.

불평4. 다른 쪽 화장실에 있는 칫솔.

불평5. 다른 쪽의 입장에서 다시 다른 쪽에 하필, 있는 에센스.

불평6. 너무 센 바람 덕에 머리가 이리저리 날려서 빗을 빗어도 소용없고, 수는 다시 머리를 감는 것밖에 없다는 것.

불평7. 파운데이션을 나름 꼼꼼히, 비록 브러쉬는 없지만 손가락으로 바르면서 느껴지는 나의 콧수염.

불평8. 그 전날, 눈 뜨면 다음 날 입겠다고 머릿 속에 가리전히 정리해둔 옷 중, 꼭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옷이 빨래통에 들어가 있거나, 엄마가 입고 나갔거나, 최악의 경우, 소매만 덜 말랐다거나

불평9. 그래서 다른 옷을 입었는데, 작아졌거나.

불평10. 작은 데도 불구하고 대안이 될만한 그 무엇도 없을 때.

불평11. 그 상태로 보이는 거울 속 내 모습2.

불평12. 신발장에서부터 느껴지는 가방의 무게.

불평13.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11이라는 숫자가 보일때(12층에 살고 있는 현재의 나)



아침밥도 안 먹고, 그저 단순하게 씻고, 입으면 밖으로 나오는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대략 30분에서 40분이다.


그 만한 시간은 나름 주변인들 중에서 짧은 축에 속하는 데,

앞서 나열한 불평의 리스트 들은 내가 매일 반복해서 느끼는 불평들 중에 가장 큼지막하게 여기는 것들이다.

그러니까, 간추렸다는 거다.


하루는 24시간.


잠자는 시간도 차마 뺄수 없다.



우린 꿈 속에서도 불평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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