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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브장 Mar 24. 2016

캐롤, 사랑을 마주치다

- 잔잔하게 흐르는 운명 같은 사랑의 이야기


캐롤은 '캐롤'과 '테레즈' 두 사람의 운명 같은 사랑이야기다. 

백화점에 일을 하던 테레즈는 딸의 선물을 사러 온 캐롤을 보게 되고, 그 순간 운명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테레즈에게는 결혼을 원하는 남자친구가 있었고, 캐롤이 여자라는 사실에 그 느낌을 확신하지 못한다.

캐롤 역시 테레즈를 처음 본 순간, 그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캐롤이 백화점에 놓고 간 장갑을 테레즈가 보내주면서 그들의 관계는 시작된다.

그를 계기로 그들은 서로의 집을 방문하게 되고,  그들의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캐롤은 테레즈에게 함께 여행 갈 것을 제안하고 캐롤은 선뜻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정확한 목적지가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함께 하는 동안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고, 뜨거운 사랑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캐롤의 남편은 그들에게 미행을 붙였고, 그들의 관계는 위기를 맞이 하게 된다.

그래도 그들에게 찾아온 운명 같은 사랑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캐롤의 두 주인공이 여자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퀴어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캐롤은 퀴어영화라는 느낌없이 익숙하게 보았던 잔잔한 멜로 영화처럼 느껴졌다.

영화에서 두 사람의 사랑을 동성애나 이성애와 같은 구분 없이 하나의 운명, 하나의 사랑으로 이야기해주어서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앞에서 잠깐 얘기했지만 이 영화는 운명 같은 사랑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테레즈는 남자친구에게 남자를 사랑해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며 혼란스러워하지만 결국 자기의 느낌을 믿고, 자신의 사랑을 따라간다.

캐롤 역시 남편과의 이혼, 딸의 양육권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 앞에서도 자신 앞에 나타난 운명 같은 사랑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영화는 이러한 두 사람의 사랑을 마치 그들이 떠나는 여행 속의 풍경처럼 아주 잔잔하게 이야기한다.

두 사람의 여행에서 울려퍼지는 캐롤 음악처럼 잔잔하고, 길에 보이는 하얀 눈처럼 은은하게 그들의 관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면서 가까워지고, 그리고 어느 순간 사랑을 받아들이고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을 두 사람에게서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마치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어느 날 당신 앞에 운명 같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사람의 성별이나 나이 혹은 그 밖에 많은 조건들이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라도 받아들일 것인가.


영화처럼 운명 같은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그리고 그 사람도 나를 알아본다면 어떨까.

일을 하다가 혹은 길을 걷다가 사랑을 마주치게 된다면 이들처럼 멋지게 사랑할 수 있을까.



물론 현실은 영화가 아니니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언젠가 한번쯤은 영화 속의 캐롤과 테레즈처럼 운명처럼 서로에게 이끌려 버린 사랑을 마주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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