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화가 난 사린은 집에 들어가기 싫어 집 앞 놀이터에서 서성이다가 자신을 찾으러 나온 남편 구영의 "조카 보러 갈래?" 한 마디에 시조카를 보러 따라나선다. 아주버님에게서 출산의 과정과 제수씨한테 잘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사린은 기분이 좀 나아지고, 집에 들어가는 와중에 엄마 가게를 지나가게 되자 친정에 들르고 싶어 한다. 구영은 차 안에서 사린이가 집에서 일을 잘하는 모습을 보자 (평화로운 집안 광경을 보자)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며 사과하고, 다른 때는 자신이 일을 다 할 테니 부모님께만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어떠하냐고 제안한다. 자신만 혼자 들르려던 친정에 따라와서 구영이 친정엄마에게 싹싹하게 굴고, 또 그런 사위 모습에 반색하는 엄마를 보자 사린은 마음이 복잡하다. 한편 큰 손주를 보러 들른 구영의 부모님은 아기를 봐주겠다는 제안을 단칼에 자르는 큰 며느리를 보자 속이 상하고, 딸인 미영에게 찜질방을 같이 가자고 제안하지만 대출 때문에 은행에 온 미영은 그럴 여유가 없다. 때마침 걸려온 사린의 전화. 주말에 찜질방 가자는 시어머니의 제안을 받아들여주길 바라는 구영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 사린은 결국 구영까지 끌고 찜질방을 간다. 찜질방에서 주변 아주머니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 시어머니는 기분이 좋고, 또 미영까지 전화 와서 고맙다고 하자 사린은 효도한 것 같은 마음에 기분이 좋아진다. 5회는 아주 훈훈하게 흘러가고 갈등도 없네요.
06.
구영은 상사에게 부모님과 아내 사이에서 중간 역할하기가 힘들다고 털어놓지만 상사는 일말의 조언도 해주지 않는다. (이게 키포인트. 사실 이 문제는 해결방법이 없다) 사린은 출장을 가야 하는데 그 전날까지 야근을 해야 해서 너무 피곤하다. 별일 아닌데 자꾸 사소한 일로 마음이 상한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사린도 상사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녀의 상사는 한 마디를 하는데 결국 모든 문제는 <밥>이라고 말한다. (대개 여자들은 '밥'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 늘 어려서부터 다이어트를 숙명처럼 해야 하는 우리나라 여자들에게 밥이란 때론 옷보다 덜 중요한 문제이다 - 그러나 남자들은 다르다. 그들은 하루 세끼를 먹어야 한다!) 결혼 전 자신이 야근할 때는 자신이 좋아하던 초밥을 사서 회사로 찾아왔던 구영이 결혼 후에는 배달음식을 먹고 치우지도 않은 모습으로 잠을 자자 사린은 화를 참기 힘들다. 밤 11시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온 사린이지만 결국 설거지까지 하느라 결국 출장 당일 지각을 하고 만다. 사린은 출장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속상해 눈물을 흘리지만 그래도 일은 잘 마무리하고 출장 마지막 날 구영에게 연락을 할까 하다가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는 구영이 회사 직원들을 가게에 데리고 왔다고 바쁘다고 말하고, 구영이 엄마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자 사린은 마음을 풀고 구영과 화해를 한다. 상사는 시댁 가서는 사린이 다 일하고, 집에서는 구영을 시키라며 그게 해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며느라기를 보면 시댁이 특별히 나쁜 시댁이 절대 아니다. 남편도 정말 착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갈등이 있다. 이것은 정말 시사하는 바가 큰데 그만큼 서로 융화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 서로간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것은 늘 사소한 (드라마에 따르면 시시한) 일인데 와전되고, 증폭되면서 큰 문제가 되기도 하고 서로 배려하는 순간 잘 넘어가게 되기도 한다. 비단 친정, 시댁일뿐만 아니라 세상사가 다 그럴 것이다. 구영이 갈등의 순간에 장모님에게 잘함으로써 고비를 순간순간 넘기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건 사실이다. 어느 누구라도 자신의 배우자가 부모님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면 아무리 화가 많이 났더라도 화가 어느정도는 수그러 들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