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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숲 Feb 28. 2021

시들의 집

밤의 산책




창을 열었더니

봄밤의 냄새가 난다

그래 걷기로 하자


걸어서 시들의 집으로 간다


밤의 팔레트. 눈물이라는 뼈. 가을 파로호

연옥의 봄. 우리들의 진화.

뜻밖의 바닐라.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밤의 팔레트, 밤의 팔레트...


시들의 집 앞을 서성이며

제목을 조용히 읊조리다 보면

그 집에 들어가지 않아도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이토록 슬프고 아름다운,

낭만적인 집이 있을까


이름조차 시가 된 시인의

이름을 불러보며 돌아 나서는데

여전히 향기로운 봄밤의 냄새가 났다


모두가 시인이 되는 계절이 온다
















시들의 집을 서성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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