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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숲 Apr 18. 2021

연두의 계절

 이 계절엔 산에 가야 할 것만 같다




사월은 그저 사월이 아니다

사월은 온전한 세계다

온전한 하나의 계절

겨울 봄 사월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사월이라는 계절이 연두를 데리고 온다


마른 나무 끝에 작고 연한 연두가 피어나고

꽃이 간 곳에 작고 여린 연두가 일어선다


사월의 햇살이 지나간 자리에선

연두가 뚝뚝 묻어난다


어린 잎새와 악수라도 하고 나면

내 손엔 온통 연두가 번지고

머리카락마저 연두가 된다


틀림없이 사월은 온전한 연두의 계절이다

이 계절에만 유효한 연둣빛








오늘은 연한 봄을 만나기 위해 가까운 산에 올랐습니다. 이 계절엔 그저 산을 올라야 할 것만 같습니다.
어느새 산은 연두의 바다였고, 어린 잎새 위로 투명한 햇살이 비치는
조용한 산길을 걷는 것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언젠가 이 작은 잎새들도 강한 햇빛을 가릴 정도로 넓고 짙어지겠지요. 그렇게 단단해지겠지요.






사월의 산은 연두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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