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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작쟁이 Dec 08. 2021

한 문장으로 마구 쓰기

#4 한 시간 글쓰기> 이지만 오늘은 조금 짧게.

나는 서른일곱 먹은 딸 둘을 가진 주부이자 이름만 대표이사인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데 이 사업체로 자그마한 집을 하나 지으려고 차곡차곡 남편과 함께 준비 중이지만 사실 나에게는 그리 흥미로운 일이 아니라서 남편이 주로 그 일에 신경을 쓰고 나는 거의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은데 그래도 일단은 내 업체니까 신경을 써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부채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로 다른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고 현재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마음,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이 크고 내 일도 잘 해내고 싶고 그 일에는 글 쓰는 일도 있고 사업체를 키우는 일도 있고 집을 잘 짓고 싶은 일도 있고 경제적으로 부담감을 떨치고 싶은 일도 있는데 아직 우선순위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 상태인 것 같아 조금 초조한 마음이 있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손을 대어야 하는지 조금 막막한 상태에서 솔트 다움님의 조언을 얻어 힌트를 손에 쥔 채 관망하고 있는 와중에 마음에 드는 책(열 문장 쓰는 법/김정선/유유)을 만나 이렇게 끊지 않고 한 문장으로 나를 설명하는 글 쓰기를 하고 있고 그것이 적잖이 마음에 들고 또 바쁜 마음을 이렇게 한 줄에 다 적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위로도 되고 쫓기는 마음이 줄어드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한 느낌이 들면서 잔잔한 에피소드들을 꺼내 볼 생각이 들어 며칠 전에 10분가량 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행복한 기분이 들었던 이야기를 브런치에 쓰고 싶었다는 기억이 떠올라서 그것을 적어볼까 하는데 사실은 원래 10분이 아니라 7분이나 8분쯤 자동차 안에서 적당한 노래를 틀어두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었으나 큰 마음을 먹고 10분 타이머를 걸어두고 그날 처음 아이스 카페라떼를 두통 해결용으로 마셨는데 늘 가던 곳이 아니라서 원두가 입에 맞지 않았는데도 분위기와 그 시간이 주는 편안함에 적잖이 행복했었다는 기억이 들고 나에게 10분을 선사한 나에게 조금 감동스럽기도 했던 기억이 나면서 앞으로 종종 이런 시간을 가져야지 하는 다짐을 하기도 했던 것 같고 트라우마로 남을 까 걱정했던 밤 운전이 그리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마음과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함께 내 안에 떠다니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였으며 집이라는 공간을 잠깐 벗어나는 것이 이렇게 해방감을 느낄 수 있구나 하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하루이기도 하였는데 잠시 떠난 곳이 삼성 AS 센터였다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만 2년 만에 다시 만난 프린터기 기사님이 너무나도 친절했고 심지어 할인도 해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한 것을 집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별 것 아닌 시시한 이야기를 즐겁게 떠들기도 했던 기억이 나면서 그걸 또 여기에 이렇게 적고 있으니 조금 웃긴다는 생각이 들고 억지로 이어 붙인 것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한 문장으로 이렇게 길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이 퍽 재미있어 오늘 하루도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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