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경북 도청소재지이며 서울면적의 두 배가 넘는 큰 도시라지만, 여행길에서 만난 안동은 매우 시골스럽고 담이 낮은 정겨운 곳이었네요. 하회마을 정월대보름 행사를 구경하나 했는데, 가이드의 무색무취??로 깃발달린 등산가방 뒤를 따르는 모양새가 되었답니다. 그렇다고 완전 실망한 것은 아니예요. 안동 하회마을 그 자체로도 가이드나 특별행사없이도 가볼만한 곳이었으니까요. 낙동강 치맛자락이 에둘러 마을을 싸고 있는 형상이라 ‘하회(河回’)라고 한다지요. 600년 이상, 마을인 대부분 풍산류씨이며, 두 종가를 중심으로 옛 문화와 미풍양속을 지키고 살아온 전통민속마을로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네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풍산류씨 중, 서애 류성룡(조선 중기학자)의 본가와 후진을 양성하던 병산서원이 있고, 마을 안에는 입암고택을(일명 양진당) 포함하여 상당수의 고택이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내 초가마을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의 전통마을... 개인적으로는 너무 추운 날씨 탓에, 하회마을의 오래된 미래가 보여주는 따뜻한 햇살을 잘 받지 못하고 돌아옴이 아쉬워요. 하지만 가고 싶었던 도산서원은 참 좋았습니다. 퇴계이황의 학문과 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서원(이황 사후 4년)으로 이 역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2019), 우리의 지폐 1000원권의 주인이자, 매화를 사랑한 시인이기도 하지요. 서원까지 가는 길에 만난 시사단(試士壇, 특별과거시험장소), 안동호수 안에 들어선 작은 솔섬이 매우 인상적이었구요. 서원앞에 서 있는 작은 매화나무를 보며 퇴계와 매화(기녀 두향)와의 스토리도 들었습니다. 전교당(교육강당)과 상덕사(이황의 신주를 모신 사당)을 포함하여 구석구석 둘러보니 서원의 향내에 품격이 다르다 느꼈습니다. 도산서원 현판 글씨는 명필 한석봉의 글씨라고 하네요. 안동호 주변경관과 함께 좀 더 머물며 사색하고 싶었는데, 이 역시 단체 시간에 밀려 호사를 누리지 못해 많이 아쉬었어요. 언젠가 또 인연이 닿으면 다시한번 가고 싶은 곳이 되었으니,,, 오늘도 한시 한편 드릴께요. 이황시인의 <陶山月夜詠梅도산월야영매>를 읽으며, 다시한번 서원 뜰에 피어난 매화향기를 더듬어봅니다. 평안한 일요일 되시길.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