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어디에서 오는가요?‘ 질문에 장자도의 한 어부는”실치(가장 어린 멸치), 뚝새우(가장 작은 새우), 갑오징어, 그리고 푸른미역에서 오지요“ 라고 답했습니다. 남도의 구례마을에서부터 따라온 봄을 산도 들도 아닌 바다에서는 어떻게 오는지 궁금해서 물었더니, 역시나 제가 느낄 수 있는 어휘로 들려주더군요. 조선중기, 실학사상가 반계 유형원의 서당이 부안에 있다고, 언제 한번 가보자는 남편의 말에 일요일 산책은 그곳으로 향했지요. 얼마 전 다녀온 안동의 도산서원과 주변 서원, 충청도의 서원 등과 비교해 보건대, 전북에 소재하고 있는 서원 서당에 대한 대우는 참으로 미약하기 짝이 없어서 아쉬웠지요. 그래도 부안의 해안선 경계를 쭉 드라이브 하며, 오랜만에 제 고향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니 참 좋았습니다. 줄포, 곰소를 거쳐 모항의 언덕에서는 해풍쑥을 뜯겠다고 고집을 부리니, ’참 별짓 다한다‘면서도 저보다 더 많은 쑥을 뜯어서 한 봉지 가져왔네요. 호떡이 생각나 장자도에 들러 지인과 봄이 어디서 오는지를 묻는 즐건 대화를 했던거예요. 지금은 어디일까요. 궁금하시죠? ’바다의 봄이 어디서 오는지 궁금하느냐? 옛다. 여깃다.‘ 라며 제게 달려든 물고기들. 바로 ’해망동어판장‘에 나와 있어요. 친정아버지의 배가 만선이 되어 들어온 그 시절에는 몰랐지요. 그 물고기들이 어떻게 제 길을 찾아가는지를요. 여자는 항구에 나오지 말라는 아버지 말씀 덕에, 저는 거의 어판장에 올 기회가 없었는데요... 홍어를 경매하는 이곳에서야 말로 펄펄 살아서 춤을 추고 있는 봄을 만날 수 있어요. 온 김에 옛 고교동창과 담소도 나누는 사이 아침이 정말 밝아옵니다. 오늘도 싱싱하게 살아보시게요. 정일근 시인의 <주머니속의 바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