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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모니카 May 08. 2024

당신봄날 아침편지20

2024.5.8 김초혜<어머니>

눈을 뜨자마자 일정표를 보니 ‘어버이날’이 보이는군요. 그러고 보니 어제 학생들이 물었어요. “원장님 어버이날은 안 쉬나요?” 알면서 일부러 물어본 줄 저도 알지요. “엄마 아빠에게 이쁜 편지지에 이쁜 글을 써서 주려고 시간이 필요한 사람은 학원 안나와도 되는데...”라고 했더니 “아아~~ 글 못써요. 그냥 학원 올께요.” 한 번에 상황이 종결되었답니다. 영독시간에 해석을 다하고 나면 꼭 주제와 제목을 묻는데요, 한 줄 해석은 해도 한 번에 글의 주제를 말하는데 어렵다고 늘 하소연하지요. 나름대로 그 이유에 대하여 답을 합니다. ‘아마, 책을 안 읽어서 그런 것 같아요’ 라고요.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글을 만나도 그 뜻을 깊이 보고 자신의 생각으로 말하거나 글로서 종결하는 습관이 안되었을 뿐이라고 답하면서 이제 중학생이니 늦은 건 하나도 없다고 말해주었지요. 더불어서 이번 기회에 엄마 아빠에게 단순히 카네이션 꽃만 주지 말고 ‘그 속에 네 마음을 적어봐’라고 슬쩍 유혹했네요. 한명 이라도 했다면 참 좋은 선생이 되는 것인데... 저도 점심에 친정 엄마랑 생선탕 한 그릇 같이 먹고 차 한잔 나눌려고 하지요. 저는 편지대신 쫑알쫑알 이런저런 수다를 좀 떨 예정이구요~~ 혹시나 노래로 ‘어머님 은혜’를 들려줄지도 몰라요.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 어려선 안고 업고 얼러주시고 자라선 무기대어 기다리는 맘 / 앓을 사 그릇될 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 위에 주름이 가득-


어제 글쓰기 수업 시간, 문우들과 종교 얘기를 나눴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기본적인 신앙의 대상은 ‘부모’라고 말했습니다. 기독교든 불교든 민족종교든 기타 다른 어느 종교라도 그 근본에는 부모에 대한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이 신앙의 출발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부모가 계셔서 제가 있고 또 제 아들딸이 있으니까요. 너무 단순한 논리에 신앙공부 좀 더 하라고 누군가가 말할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부모도 계시고 부모도 되는 저를 보니 더욱더 그런 믿음이 강해집니다. 김초혜시인의 <어머니>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어머니 김초혜     


한몸이었다

서로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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