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염천(三伏炎天)에 이열치열(以熱治熱)로 여름을 이겨낸다면... 어제가 딱 그런 날이었죠. 말랭이 카페개업을 축하해주러 오신 지인들을 접대하고, 함께 나선 옥구향교 배롱나무꽃길. 며칠 전 서천의 문헌서원 배롱나무 꽃을 보고와서 사진을 올렸더니, 문인들께서 군산의 풍경을 사진으로 도배하시더군요. 바로 일정표에 써놓았죠. ’배롱나무 꽃길 여행기‘~~. 작년 여름에는 전국민이 알고 있는 채상병 희생의 원인이었던 장마비 때문에, 피어난 모든 꽃들이 화색이 돌리지 못하고 사라졌지요. 특히 배롱나무꽃들의 사연들이 더 안타까웠던지라, 올해는 원 없이 사진 찍어보리라 다짐하고 있었답니다.
어제의 폭염은 대단했어요. 한 여름에도 사우나를 좋아하는 저의 체질이나 되면 모를까, 같이 간 제 베프는 가는 곳마다 그늘을 쫒아다니고, 목소리 쭉 늘어져 시름하다 껍질만 남는 매미같았지요. 반면에 저는 비오는 듯 흘러내리는 땀을 손으로 쫘~아악~짝 훌터내며 사진작가들의 옆에서 한 점이라도 배워볼까 하고 기웃거렸구요. 하여튼 소위 육수 꽤나 흘리며 여름폭염에도 더욱더 불살라 오르는 배롱나무꽃의 정열에 투사된 하루였습니다.
더위에 생각나는 간식하면 팥빙수가 있지요. 장항솔밭 로뎀에 가서 팥빙수도 먹고, 10년 정도 학부모관계였던 모 식당에서 오랜만에 회포도 풀고, 어제도 사람여행 풍경여행에 저를 초대해준 신께 감사기도 드렸네요. ’휴가 마지막 날을 이렇게 보내게 해주셔서 감사 감사‘라구요. 때마침 딸이 보내온 영상 ’베드로성당투어‘를 보면서 “이 좋은 세상, 나 혼자 즐기면 안되지. 나눌 수 있을 때 더 나누고 살아야지” 라는 도덕적 다짐이 입 밖으로 흘러나왔답니다.^^
오늘은 어제의 열기와 들뜸을 가라 앉히고 냉정을 부어쏟아 열기를 낮춰야겠어요. 내일부터 시작될 학원개강도 준비하고요, 아마 이번 주에 입추가 있을걸요? 새 절기의 호흡이 서서히 몸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함을 느끼는 새벽입니다. 김정현시인의 <더위> 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