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하는 사람과 글을 잘 쓰는 사람'. 누구나 이 두 모습을 모두 갖추고 싶어하지요. 저는 차라리 글쓰는 것이 맘이 편하지, 말을 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요. 글을 쓸 때는 제가 보이는 거울이 단지 하나뿐인데 비해, 말을 할 때는 저를 비추는 거울의 수가 늘어나서 제 신경회로상, 예상치 못하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말하고자 하는 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설혹 말을 했다 해도, 왜 그렇게 얘기했지? 하는 후회도 많이 합니다. 그만큼 논리성과 자기확신성이 부족하다는 뜻이겠지요.
어제는 미국대선을 준비하는 민주당의 켄벤션행사를 보았는데요, 후보자를 지지하러 나온 연설자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명정치인부터 처음 본 일반 시민까지, 무대에 나온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었어요. ‘유머, 웃음, 말의 리듬, 말의 고저, 자유로운 몸짓(특히 손짓),...’ 무엇보다 원고를 보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한결같이 대중과 눈을 맞추고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는 모습, 어릴 때부터 토론문화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는걸 알 수 있었죠. 정말 우리 정치인들이 본받아야 할 중요한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두 여자의 연설자. 한 사람은 미셸 오바마, 또 한 사람은 힐러리클린턴. 아시다시피, 이 사람들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사람의 아내이고,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제가 본 것은 이 두 여자들이 메시지를 어떻게, 무엇을 대중에게 전달하는지, 그녀들의 연설 내용을 주의깊게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다 알아듣지 못합니다.(독해능력보다 듣기능력이 현저히 낮은 학원장^^) 그러나 ‘날카로운 단도같은 한마디’가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 We do Something for a small change.”(미셸오바마) “What I want to say is Yours, That’s Freedom.”(힐러리클린턴)
글을 쓸 때도, 말을 할 때도 '딱 한 마디'면 충분한 것을, 그것을 못해서 해매고 다니네요. 살아있는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 매우 어려울 수 있지만, 연습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책을 읽어도 눈보다는 입으로 소리내고, 말을 들어도 귀만 대지 말고 마음으로 따라하고, 멋진글은 몸동작으로 움직여보고요. 더위가 싸악 물러갈 것 같은 '처서'... 행복하세요. 오광수 시인의 <8월이 가기전에>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