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와 빈센트 - 윤동주

2020.5.31

by 박모니카

'열두개의 달 시화집'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시리즈 중의 하나인 '동주와 빈센트'.

1월부터 12월까지, 윤동주의 시와 모네, 빈센트, 마티스 등의 화가들의 작품을 매칭시켜 책으로 선보였다.(알고 있는 화가의 이름만 기술^^)

이 책은 윤동주의 시 124편과 빈센트 그림 129점을 볼 수 있다.


그림은 말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


윤동주(1917-1945), 일제 강점기의 항일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열다섯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첫 작품<삶과 죽음>을 시작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가 유작으로 출간되었다. 이 속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시> <별헤는 밤> <자화상> 등 이 수록되어 있다.


광복을 목전에 둔 1945년 2월, 29세의 짧은 생애를 보냈지만 특유의 감수성과 삶에 대한 고뇌, 독립에 대한 소망이 서려 있는 작품들로 대한민국 문학사에 길이 남은 전설적인 시인이다.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네덜랜드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약한 화가.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의 한사람으로 작품 900여점과 습작품1100여점이 모두 정신질환을 앓고 자살을 감행하기 전 10여년의 기간 동안 창작되었다 한다.


생전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가 사후에 명성을 얻었는데, 1914년 발간된 동생 테오와의 편지에서 알 수 있듯이 고흐는 매우 예민한 마음을 가진 재능있는, 그러면서도 고단한 삶에 대한 슬픔을 잘 묘사한 작가였다고 한다. 1890년 7월, 들판으로 걸어나간 뒤 자신의 가슴에 총을 쏘았다.


'동주와 빈센트'는 지인들과의 1일 1필사 약속, 소위 '구속에 나를 밀어넣는' 일상 위에서 만났다.


필사로 세번째 책인데(첫째, 이화선 작가의 지금 시작하는 생각 인문학, 둘째, 김수현작가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시집을 최소 한 달에 한 권 정도로 만나는 와중에도 불구하고, 기억하지 못하는게 다반사다. 또한 독서가 너무 한쪽(특히 에세이 중심)으로 편협되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여 필사할 책으로 시집을 선택했다.


이 책에서는 시와 그림을 함께 볼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 '출판사의 재능꾼들은 일반인이 보지 못하는 그 무엇을 보는 것이 맞다' 라고 무언의 칭찬도 하면서 한 쪽 한 쪽 천천히 읽어 나갔다. 특히 윤동주의 대중적인 시 이외에 동시와 산문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시인의 더 넓은 작품세계을 만나보는 영광이 있었다.


반딧불


가자,가자,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으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조각


가자,가자,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으러

숲으로 가자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게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부터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시에 대한 해석은 각자의 몫이 더 크겠다 싶어 나도 맘 속으로만 내 해석을 담아 놓았다.


6월부터 시작될 일상 중 하나에 '좋아하는 시 필사'가 있다. 17년차 군산에 살면서 그 중 가장 오래 만난 후배들, 배움을 좋아하고, 글을 좋아하고, 무엇보다도 '나'를 좋아하는 후배들과 ' 시poem 필사' 시간을 갖는다.


벌써부터 예쁜 공책을 준비한다 하니, 왠지 내 마음이 더 설렌다. 후배들 덕분에 몇 년을 더 젊게 살아 갈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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