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기억하는데, 마음은 확실히 몸을 따라가지 못하는 듯... 지난 월요일 화요일 텃밭 풀 제거의 후유증이 이렇게 오래갈 줄을 몰랐습니다. ‘나는 타고난 건강체질이야. 비타민 한 두알 먹고, 밥 잘 먹으면 만사 오케이지’라고 스스로 격려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금주 간은 매일 잠만 쏟아집니다. 본업을 해야 하고, 일어나 움직이긴 해도, 학생들을 만날 때 조차도 자꾸 책상에 기대니, ”원장님, 원장님이 조용하게 말씀하시니까 이상해요. 피곤해보이세요.“ 결국 어제 저녁도 수업을 물리치고 일찍 귀가해서 잠만 잤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몸은 새벽을 알아차리고 일어나주네요. 잠이 보약인지, 분명 더 나아진 느낌입니다.^^
참... 사람이라는게,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으니,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새삼 돌아보는데요. 바로 일주일전 일정표에만 봐도 할 일이 빼곡하여, 이러저리 동분서주했던 기억이, 사실 오늘 하루의 일정표만 봐도, 뭐라고 줄줄이 써 놓았는데, 몸이 긴장하지 않고 그냥 읽기만 하는군요. 정말 중요한 약속 한가지(멀리서 찾아오는 지인)를 제외하고 모두 삭제시키는 걸 보면, 이제는 마음에 청춘을 불어넣는 것도 정말 마음 뿐이구나 싶군요. 나이들수록 ‘노욕‘을 삼가하라는 공자님의 말씀에서, 몸이 주는 신호를 신중히 받아들이라는 뜻도 있구나 했어요.
하여튼 이제라도 제 몸에 풍부한 영양물을 줘야겠다,,, 밥이든, 바닷바람이든, 푸른창공이든, 무엇이든 일단 넣어봐야지... 그래야 깃븐 맘(가람 이병기 시인이 쓴 ’기쁜‘의 고어)이 생기겠지요. 낼 아침엔 분명 그 맘으로 만날거예요. 이성복시인의 <기다림>,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