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9 전재복 <구름愛> <장독>
아름다운 우리글 한글, 나라의 위상은 언어가 대변하지요. 고대 로마제국의 라틴어, 현대 영미제국의 영어, 중국제국의 한자... K문화의 열풍으로 한글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늘고, 제2외국어로 또는 표기문자로 한글을 채택한 나라가 점점 늘어나 상당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내에서는 상황이 다르지요. 학생들의 1/2이상은 본인의 이름 뜻을 모르구요,(한자어니 한글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안되는 부분^^) 한글도 아닌 것이 영어도 아닌 것이 한글처럼 둔갑하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립니다.
영어학원이라고 영어스펠링만 알면 되는 것이 아니라고 늘 강조하지만, 막상 단어시험을 보면 영어표기는 쉽고, 한글표기는 가관도 아닐 때가 있습니다. 영어가 소리나는 대로 쓰면 한글인줄 아는 학생도 있고요. 심지어 존대어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학생들은 더욱 많아요.
이런말만 들으면 매우 심란하고 한숨 나오지요? 하지만 교육이란 변화를 목표로 하는 법. 저는 걱정과 탄식을 할 시간에 잘 가르쳐야 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무엇이 중요한지를, 언제가 중요한지를, 누가 중요한지를‘
오늘 당신께서 만나는 사람들과 말씀 나누실 때, 그분이 어린아이일지라도 고운 우리말로 게임이라도 하면서 한글날을 즐겨보시게요. 인터넷 검색하면 무수히 쏟아질 것입니다. 일회성이면 어떻습니까. 한번이 열 번이 되고, 수천 번이 되어 변화되겠지요.^^
저도 벗들과 가까운 수목원 꽃보러 가네요. 이 편지 받는 벗들이 아마도 우리글 게임을 준비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해봅니다. 사진공부를 시작했으니, 이야기가 들어있는 사진도 찍어보구요. 오늘 날씨가 높고 맑음을 예보, 파란 가을하늘에 흰 구름과 빨간 코스모스의 풍경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나들이 많이 가시겠지요. 저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전재복 시인의 <구름愛> 와 <장독>을 들려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구름愛 - 전재복
창공을 거침없이 나는 자유를
멈춘 듯 나아가는 걸음새를
흔적 없이 떠나가는 너의 뒤태를
그러다가 몰아치는 격정으로
쏟아붓는 소낙비 되어
온몸을 바숴버리는 날에도
거친 몸짓으로 땅을 뒤집는
성깔머리조차도
미워할 수 없다
더없이 달큰한 속살거림으로
애닳게 하는
봄날의 세우細雨로 오는 너는
세상 얼마나 보드랍더냐
장독 – 전재복
펑퍼짐한 몸매
검붉게 그을린 민낯
손으로 살살 쓸어보니
소름 돋은 맨살이다
품에 안기도 버거워
방 안에 들일 수 없으니
햇볕 잘 드는 뒤란에
장을 담가 밀쳐 둔다
비바람 말없이 견디고
햇살도 달빛도 품어
깊어진 속내
한세월
묵언수행 끄트머리
웅숭깊은 맛 길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