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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봄날아침편지253

2024.12.27 백무산 <나에게 이르는 길>

by 박모니카

성탄절 카톨릭 시국미사 중, 김용태 신부님의 ‘용산의 이무기 지랄발광’ 강론은 단번에 100만이 넘는 조회수에 이르렀습니다. 123내란 쿠테타를 단 몇시간만에 제압하고 이무기를 탄핵결의하여 직무정지에 이르게 한 우리 국민들의 염원이 있었건만 아직도 두려움과 불안으로 매일 살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대행하라고 국민이 내어준 자리에 있는 총리라는 인간은 더 가관입니다. 뉴스를 볼때마다 너무 화가 나서 저라도 그런 인간을 만나면 어찌 해버리고 싶을만큼 분노가 올라옵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다는 것은 기본 상식입니다. 알베르 까뮈가 이런 말을 했다네요. ‘어제의 범죄에 벌을 주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것과 같은 어리석인 일이다’라고요. 우리는 수 많은 어제의 범죄를 보아왔지 않습니까. 왜 우리 사회에서 똑똑하여 잘나게 되었다는 사람들이 범죄집단이 되고, 그런 집단을 수호하는 사람들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상식대로만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그런 나라의 국민으로 살고 싶을뿐이죠. 종교를 떠나서 김용태 신부님의 강론영상(약 25분)을 끝까지 들어보세요.

겨울이 깊은데도, 흰 눈이 제대로 오지 않아 더 건조하니, 마음도 더 말라가는 것 같아요. 123사태 이후 온 세상이 더 말라가는 뉴스만 들어 마음이 답답하지만, 여전히 매일 응원봉과 탄핵봉을 드는 젊은 청년들을 생각하면 바로 곁에서 흰눈요정이 같이 있구나 싶어서 의지하게 됩니다. 참 빛을 들고 세상에 나온 그들의 용기를 단 한줌이라도 얻어서 이 해가 가기전 무언가를 할 또 다른 저의 용기도 꺼내어 봅니다. 오늘 흰 눈이 온다면 더욱더 기쁜마음으로~~


연말이라고 만나야 할 사람, 준비해야 할 일들이 나름 많은데도, 저 비인간들의 존재 때문에 손에 잡히지 않는 일상들... 어찌 저만 그럴까요. 귀가길에 지나오는 군산의 핫 플레이스를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없습니다. 지독한 경제위기를 실감할 수 있지요. 경제불안을 넘어 이미 위기 폭탄을 맞은 거나 진배없는 이 나라의 경제상황을 일반인으로서 바로 체감합니다. 그럼에도 밥 한끼라도 외식하며, 함께 송년을 위로할 지인들을 생각해보시길... 지나가다 빵집을 보시면 일부러라도 빵 한 개 사서 누군가에게 나눌수 있는 마음의 지갑을 가지시길... 백무산시인의 <나에게 이르는 길>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나에게 이르는 길 - 백무산


몇해 전 살구나무 한그루 심어놓고

나는 믿기지 않았다

주위에 살구나무가 한그루도 없어서인데

다음 해에 탐스러운 열매를 보고 또 믿기지 않았다

자기수분을 할 거면 열매로 시작하지 꽃은 왜


힘들여 피우나 속살 벌겋게 드러내고

천지사방 분을 날리고 향기로 어지럽히고

소음에 귀를 열고 온갖 것 불러 모으고

머리를 헤치고 밤바람에 싸돌아다니고

열린 몸은 거친 부리에 노출되면서


꽃에서 시작해서 꽃으로 돌아올 일을

왜 저리 요란을 떠나

나에게 건너가는 길이 내 안에는 없다는 건가

저 바람 속에 햇살 속에 거친 눈보라 속에

저 인간들의 아비규환 속에 저 고단한 길 위에나 있어


바람이 나보다 한걸음 앞에 있어서

길이 언제나 나보다 한발 먼저 있어서

말이 언제나 나보다 반걸음 앞에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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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내지 갈대밭에서


https://youtu.be/04eKm6z3VqM?si=xIPPNHkc3hTJx2oy

김용태신부님 강론(천주교 첫 사제, 김대건 신부님의 집안후손 중 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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