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6 문정희 <겨울사랑>
연 사흘째 눈이 내려도 오늘은 엄마와의 목욕동행이 일번입니다. 살살 차를 몰고 이 새벽을 깨트리며 설풍경을 즐겨볼려고요. 가정주부들은 명절이 끝난 후 골칫거리 하나가 있어요. 설을 위해 준비했던 여러 음식들을 아들 딸 나눠주고도 남은다면 어쩔수 없이 집주인의 차지. 엄마께서도 같은 음식을 여러날 매끼마다 드시고, 이제는 물릴만도 하시겠지요. 오늘쯤이면 새로운 음식이 생각나실테니, 점심 외식장소를 찾아봐야겠어요.^^
금주는 2월의 첫 주간, 오랜만에 만난 학생들과 수업에 열중했는지, 수요일인 어제를 넘기기가 솔찬히 힘들더군요. 그래서 저를 힐링 시킬겸, 학생들에게 즉석 떡볶이를 만들어 대령하면서 수다도 떨고나니, 하루가 저물었답니다. 학원문을 닫고 나오니, 앞도 안보이게 쏟아지는 눈발. 머리에도 수북히 쌓여져서 한쪽이 따끔했던 편두통도 쑤욱 사라지라고 잠깐동안 하늘보며 서 있었습니다.
올해는 어떤 책글을 써야 할지... 몇 개의 주제를 설정하고 조각글을 쓰면서 또 일년을 바라봅니다. 물론 계획한대로 다 될 수는 없지만, 올해쓰면 더 좋을 글의 내용들을 생각하면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미래를 계획하는 생명체는 아마도 인간밖에 없을 듯하지요. 그중 글을 쓰는 행위로서 앞날을 바라보며 살아간다는 것, 정말 행복한 삶입니다.
어제 점심에 문인이신 선생님으로부터 점심대접을 받고 남편과 은파 한바퀴를 돌며 설경도 찍었는데요. 책방운영 이후, 제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아프신 분들이 많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걱정스럽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조금 더 살아보면 알아요. 몸이 말을 안들어요‘를 벌써부터 너끈히 알게됩니다. 눈길 조심하시고요, 너무 실내에만 계시지말고 밖으로 당신의 따뜻한 눈~길을 나눠주시길...^^ 오늘의 논어구절은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도 하게 하지 말라, 안연편 –입니다. 문정희 시인의 <겨울사랑>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겨울사랑 -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싶다.
<군산은파의 겨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