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48

2025.6.5 함민복 <긍정적인 밥>

by 박모니카

’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 부르던 때가 많았어요. 국민이 국기를 사랑하고 애국가를 부르는 일이 마땅한 일이건만, 어찌 된 일인지 어느 순간부터 태극기만 보면 입지 말아야 할 옷을 입은 사람이 되는 그런 기이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죠. 어디 그뿐인가요. 촛불만 들어도, 빨간 옷만 봐도, 파란 옷만 입어도, 모두가 이상한 나라의 사람들, 생각하는 방이 하나밖에 없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나라의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어제 새 대통령의 첫 출발선에 태극기가 등장하고, 애국가가 울리는 모습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모습이 던지요. 일부러 누군가가 연출했다 하더라도, 이제는 정말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당연한 일이 아름다운 풍경이 되는 그런 나라이길 바랐습니다. 이런 소소한 것 까지도 바로 실행하는 우리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 자주적 행동은 아마도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어제오늘 아침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이 더없이 상쾌하고 유쾌한 수다입니다. 하긴 저들도 얼마나 할 말이 많을까요. 인간의 소리를 매일 듣고 있으니, 인간사 일어나는 일을 가장 많이 널리 알고 있을 테니까요. 사람은 일부터 드론을 띄워서 넓게 보려 하지만, 새들의 능력은 이미 사람을 넘어서서, 때론 사람을 긍휼히 여기면서 살아갈 테니까요. ’ 이제 한숨 쉬게 되었으니, 조금 천천히 살아가거라 ‘하는 위로의 토닥임도 들여옵니다.


이런 위로를 들려주는 시인을 오늘 만납니다. 바로 시 <긍정적인 밥>을 쓴 함민복 시인입니다. 세상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이 시를 읽으면 바로 마음에 따뜻한 밥 한 공기가 얹혀지면서 온몸에 살아나니까요. 많은 시인 중에 만나고 싶은 다섯 손가락 안에 있었던 시인이라, 벌써부터 기대감이 두 근 반 세 근 반... 만남 후기는 내일 또 알려드릴게요.^^ 오랜만에 함 시인의 시 한 편 같이 읽어보시게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


긍정적인 밥 – 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어제 은파호수의 바람과 꽃들이 노니는 상쾌한 모습,,, 저도 그 풍경속 의자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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