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7.3 김영춘 <사랑> 과 <여름>
발바닥에 새겨지는 촉촉한 파이질감 같은 맛난 황토. 귀갓길에 그 길을 걸으니, 참 좋더군요. 하루 종일 온몸의 무게를 견디어 냈을 발바닥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면, ’아니, 이런 횡재를... 이 부드러운 살결이 무엇인고?‘라며 좋아할 거라고, 제 맘의 이기심 무기 삼아 열심히 반죽 위를 걸었답니다. 어찌 됐든, 참 깊은 잠을 잤어요. 가까이 계시는 군산 분들께 다시 한번 강추하고 픈 ’ 월명산 황톳길 걷기‘...
오늘의 하루는 좀 더 길어져요. 잠시 후 7시, 전주 덕진공원의 연꽃 만나러 가요. 서정주 시인의 시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처럼>, 한번 살랑살랑 바람이 되어 문우들과 새벽여행 가요. 연꽃 하면 생각나는 시인, 안준철 시인께서 최근에 보내주시는 연꽃 사진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제가 연꽃시인과의 데이트를 요청했지요. 또 제가 오지랖퍼, 좋은 일은 혼자 못하는 성격이라, 문우들 4명이나 모시고 가지요. 그랬더니, 안 시인께서는 더 멋진 시인 한분과 함께 나오신다네요. 저는 완전 로또 맞은 기분으로 그분의 시집을 다시 한번 읽었답니다.
한 여름으로 들어오는 칠월의 대표 꽃이나 나무를 생각하면, 연꽃과 능소화, 배롱나무 꽃, 자귀나무꽃 등이 떠오르는 데요. 아침편지에 대표사진으로 꽃 사진을 많이 올리는 편이라,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과 나무에 더 관심이 많지요. 이왕이면 직접 찍어서 올리는 것을 더 선호하기에 이른 아침부터 시간을 쪼개어 연꽃 구경가네요. 게다가 두 분의 시인과 만나니, 금상첨화고요. 오늘 안 시인께 사진 잘 찍는 법도 배워보겠습니다.^^
요즘 책방 운영에 변화를 주고자, 갖가지 생각을 모으고 있는데요. 책방이 주된 삶터가 아니라서 혼자서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지요. 군산시가 책방을 도와주려고 실시한다는 모 정책의 실제모습마저도 작은 동네책방에 대한 고민이 없지요. 사람 사는 세상은 다 그런 것인지, 책방마저도 부익부 빈익빈이 현실이지요.
그래서 제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책방을 사랑해 주는 독자뿐. 독립적이면서 공공성을 가진 공간, 누구나 주인이 되는 책방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혼자서 이런저런 고민합니다. 올여름이 가기 전 획기적인 기획과 방향으로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적용하여 더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기대해 보세요... 이런 생각으로 늘 노력하는 성실한 모니카를 마음으로나마 많이 도와주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 오늘의 시는 오늘 만나는 김영춘 시인의 시 두편, <사랑>과 <여름>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사랑 - 김영춘
꽃봉오리에 잠자리가 앉았다
나비도 아닌 것이 꽃을 탐한다
발을 오므려 각을 세운 채 온 생을 바치듯 하고 있으니
깜짝 놀랄만하다
무엇인가를 끌어안고
이리보고 저리보고 갸웃거리며
눈을 빤히 들여다보기도 하다가 혼이 나가버린
우리들처럼
잠자리는 몰두하고 있다
꽃대궁이 길고 가는 탓에
잠자리의 사랑은 늘 흔들리고 위태로울 수밖에
긴 발에 돋아난 가시마저 세운 채
끌어안은 채
무엇인가 한결같을 수 있다고 말하려 한다
이럴 때의 사랑이란
마음을 마주친 눈동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와락 움켜쥐고 만
잠자리의 발가락에 깃들어 있음이 분명하다
여름 – 김영춘
여름에게선 달디 단 냄새가 난다
매달려 있는 열매에서도
숲 속의 이파리에서도
오솔길의 풀 무더기에서도
하나하나 달착지근한 냄새가 스몄다가 나온다
뛰어놀던 어린 것도
달디 단 땀 맨새와 함께 안겨온다
이럴 때 마당에서는
채송화와 봉숭아가 피어난다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서이다
여름은 모든 것이 달디 달아질 때까지
지독하게 구워서 익히는 모양이다
잠자리 앉은 연꽃 사진들... 안준철시인작품!! 저도 오늘 이 모습 찍기에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