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3 황현철 <밥그릇 심장>
글과 말이 넘치는 세상에서 우리의 자세는 ... 손과 입을 닫고 살 수도 없고 무조건 다 열고 살 수도 없고요. 이럴 때 어떤 기준점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이 제 아무리 독서를 하고 글을 쓴다 해도 이미 현실은 AI라는 초유의 도구가 우리의 시간을 야금야금 아주 빠르게 지배하고 있습니다.
궁금한 것을 책 속의 활자에서 얻어냈던 시대를 그리워만 하고 있기에는 우리의 삶은 유한하지요. 살아있다는 것은 누군가와 무엇인가와 교류하는 일인데요. 저의 평범한 삶의 무대에도 AI라는 도구를 세워서 유익과 유용을 추구하면 좋을 시간을 종종 애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그 도구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다른 능력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다름 아닌, ‘질문의 힘’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학습능력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질문하는 법’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무조건 ‘잘 듣는 법’에 익숙한 교육을 먼저 배우지요. 동양적인 사고의 근본에는 ‘잘 듣고 그대로 따라 하기‘가 미덕이기도 한데요... 잘 듣기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었음을 많은 사건 사고를 통해서 배웠지요.
어제도 온오프라인을 통해서 다시 한번 질문의 힘을 생각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정부 각 기관장들과의 토론장이었고요, 또 하나는 군산 근대권번(기생조합)에 대한 포럼장에서였습니다.
두 현장에서 주고 받는 사람들의 질문을 보면서 감탄과 한숨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긴 얘기를 다 할 수는 없고요, 결론은 ’ 얼마나 질문이 중요한가?‘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또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 무엇을 선행해야 하는가.
결론은 또다시 독서와 글쓰기로 돌아갑니다. 그중에서도 시 읽기에 꽂힙니다. 시의 절제성과 축약성이 질문하는 힘을 키워주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시 읽기는 너무 어렵다고요?‘ 매일 시를 보내는 저는 얼마나 큰 어려움을 느끼겠어요. 그런데 매일 한 편의 시를 보내다 보니, 서서히 그 어려움도 한 조각씩 물러지고 있답니다. 시 읽기를 더 많이 공유하자고 강력히 이끌어봐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주말 아침~~~
황현철시인의 <밥그릇 심장>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밥그릇 심장 – 황현철
지그시 두 손으로 감싸면
꼭 심장을 쥔 것 같다
불을 견딘 것들은
불의 성질을 그대로 닮아서
누군가를 위해 밥을 짓는
사람의 심장도
밥그릇 크기로
딱 그만큼 뜨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