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봄날 아침편지 264

2026.1.7 나희덕 <겨울 산에 가면>

by 박모니카

외국어 학습의 주요 key는 단연코 해당외국어의 단어암기입니다. 저는 영어를 가르치니 학생들에게 열심히 영어단어를 암기하라 말할 수밖에 없지요. 그럼 단어란 무엇인가요. 사전적 의미로, 단어란 문법 단위 가운데 기본이 되는 언어 단위의 하나입니다. 또는 분리해서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 낱말이라고도 하지요.


그런데 요즘 학생들에게 영어단어를 암기시킬 때 부딪히는 문제가 있답니다. 바로 ‘한글의 뜻’을 모른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어제 나온 단어 중 ‘insight’가 나왔는데, 열심히 ‘통찰력’이라고 암기했더군요. 그 뜻을 넣어서 문장을 해석하다 보니, 우리말의 뜻을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통찰’의 뜻을 또 설명해야 하지요. 이런 일은 한 두 학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 예비중 학원가족(학부모)에게 쓴 편지의 첫 번째 당부는 ‘방학 동안 꼭 책 읽게 해 주세요.’였습니다. 영어를 잘하려면 우리말을 잘해야 된다고, 그러려면 우리말 책을 많이 읽어야 된다고 강조를 했습니다. 가정지도가 힘드시면, 학원에서라도 도와주겠다는 오지랖까지 전했네요. 특히 지난 코로나 이후 학생들의 학습능력과 독해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짐을 알 수 있어요.


우리 성인들도 이와 같은 염려의 줄 위에서 언제나 흔들거리지요. 그래서 새해 2026년, 꼭 세워야 할 습관적 행위에 독서를 넣어야 합니다. 그냥 한 장, 두 장이라도 좋아요. 전자책도 좋다지만 이왕이면 종이책과 호흡하셔야 합니다. 또 하나 추천하는 것은 ‘좋은 글을 베껴쓰기' 입니다. 일명 ’ 필사’지요. 타인의 좋은 글 따라 쓰기를 필사적으로 ‘필사해 보기’를 강추합니다.


군산인문학당의 학인들께서는 저의 추천이 있기도 전해 자율적으로 즐겁게 책 읽고 필사하기가 몸에 밴 분들이 많지요. 심지어 사자성어, 영어명언 쓰기까지 하는 분들도 있어요. 저는 중간자 역할을 잘하겠다는 핑계를 대고, 막상 가장 적게 활동합니다. 존경스러운 분들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일 찾아오는 행복감... 오늘도 우리 모두 행복한 세상 만들어봐요. 나희덕 시인의 <겨울산에 가면>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겨울 산에 가면 - 나희덕


겨울 산에 가면

밑둥만 남은 채 눈을 맞는 나무들이 있다

쌓인 눈을 손으로 헤쳐내면

드러난 나이테가 나를 보고 있다

들여다볼수록

비범하게 생긴 넓은 이마와

도타운 귀, 그 위로 오르는 외길이 보인다

그새 쌓인 눈을 다시 쓸어내리면

거무스레 습기에 지친 손등이 있고

신열에 들뜬 입술 위로 물처럼 맑아진 눈물이 흐른다

잘릴 때 쏟은 톱밥가루는 지금도

마른 껍질 속에 흩어져

해산한 여인의 땀으로 맺혀 빛나고,

그 옆으로는 아직 나이테도 생기지 않은

꺾으면 문드러질 만큼 어린 것들이

뿌리박힌 곳에서 자라고 있다

도끼로 찍히고

베이고 눈 속에 묻히더라도

고요히 남아서 기다리고 계신 어머니,

눈을 맞으며 산에 들면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바라보는 나이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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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난 꽃이 하도 깜찍해서 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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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산책 길, 군산 수시탑도 깨어있어서 찰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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