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17 김주대 <웃음을 끌고 가는>
‘TRIM TAB’, 비행기나 배에서 방향을 잡도록 도와주는 작은 장치랍니다. 어제 중1 영독해를 하면서 알게 된 말입니다. 비행기에서 Trim tab은 비행기 날개나 꼬리날개 끝에 있는 작은 판으로, 방향 선회 시, 이것을 조금만 움직여주어도 비행기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으면서, 큰 날개가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해요.
또 배에서도 Trim tab은 배의 뒤쪽(선미)에 있는데요. 거센 물살에 밀려 배가 한쪽으로 기울 때 균형을 잡아 주고, 배가 연료도 덜 쓰면서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이라네요. 어느 기구든 Trim tab이라는 작은 장치는 커다란 본체를 쉽게 움직이게 하는 아주 중요한, 없어서는 안 되는 역할을 합니다.
독해집의 예문에서는 이런 표현으로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어요.
-큰 시스템, 예를 들면, 학교, 회사, 심지어 세상을 한 번에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때때로 작은 행동이 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 모두가 유명하거나 힘 있는 사람이 되어야만 큰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친절한 말, 새로운 생각, 옳은 일을 소리 내는 일 등이 우리 공동체에서의 Trim tab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은 윗글을 해석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얘기하고, 저는 동시에 우리 인문학당의 역할을 생각하게 되었죠. 또 이 소소한 편지마저도 Trim tab의 역할을 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고요. 이른 시간부터 내려앉아 있던 안개. 불투명이 답답해서 언제 걷히나 하고 몰두하던 저와 다르게, 아마도 누군가에게는 저 안개도 Trim tab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동시에 갑자기 천세진 시인의 산문집 <작은 날씨들의 기억>이라는 표제가 떠오르네요, 오늘도 ‘작은 내가 결코 작지 않은 나‘로 살아가는 시간 만들어 보시게요. ^^ 김주대시인의 <웃음을 끌고 가는>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웃음을 끌고 가는 – 김주대
사내가 턱에 걸린 휠체어를 밀어주자
휠체어에 앉은 여자가 고개를 뒤로 젖히며
덜컥, 웃는다
휠체어를 밀어준다는 것이 그만
여자의 이마 안에 감춰진 미소를 민 모양이다
휠체어에 앉은 여자의
안면 쪽으로 밀려 나온 미소가 들어가지 않는다
미소가 앞장서 간다
휠체어를 미는 사내가
여자의 미소에 웃으며 끌려간다
미소가 웃음을 끌고 가는 언덕길 오후
사진제공> 지인께서 광양매화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