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28 신경림 <봄의 노래>
남동생이 저의 80세 모습을 AI의 힘을 빌어서 보냈더군요. 보는 순간 깜짝 놀랐던 이유... 주름, 기미, 주근깨가 많아서가 아니라 ‘웃음’이 없는 모습이었어요. 저 스스로 외모를 평가할 때, ‘안 이쁘지만, 많이 웃으려고 노력하는 얼굴’이라고 말하곤 하는데요. 동생들이 바라보는 누이의 얼굴은 웃음이 없는 모습이 많았나 봐요.
환갑을 앞둔 동생은 아직도 어린 시절을 생각할 때 ‘무서운 누나‘를 먼저 떠올린다네요. 부모를 대신해서 어지간히 엄하게 잔소리했으니, 동생 4명은 지금도 제가 재미없을 거예요. 다만 한 가지, 제 말과 행동에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니, 천만다행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어떻게 살아야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는 점이죠.
어제 유시민 작가의 말 중에, ’ 내 나이 68살. 지금 어떻게 된다 해도 하나도 아쉽지 않은 삶을 살았다 ‘라고 했는데요. 사실 저도 매일 하루라는 시간에 삶의 수명을 걸어두고 산다고 말하니, 인생 아쉬울 것도 없다고 급공감했지요. 그럼에도 80세라고 하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서글프고 놀랍고 두렵던지요. 남동생 말처럼, 늙은 모습을 보면서 지금의 모습이 참 귀한 얼굴이구나 라고 생각하면 좋겠지만 AI가 보내준 모습이라면 지금 당장 이라도 접고 싶었답니다.^^
지인 중에 병원 환자들의 아프고 야위고 슬픈 모습을 AI기술을 이용하여 아주 멋있고 예쁘고 건강한 모습으로 바꿔주는 봉사활동을 하는 분이 있습니다. 처음엔 재미로 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그 사진을 받은 환자들의 반응이 대단합니다. 심지어 죽기 전 영정사진으로 쓰겠다고 가져간 분들도 많다고 해요. 제가 봐도 정말 반할만하게 생겼어요. AI가 현실에서 매우 가까이, 아니, 이미 몸속으로 들어와 있을 정도입니다. 하여튼 봄기운이 물씬거리는 주말, 내 얼굴에 웃음을 주는 묘약을 찾으러 가야 할까 봐요. 신경림 시인의 <봄의 노래>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봄의 노래 – 신경림
하늘의 달과 별은
소리 내어 노래하지 않는다
들판에 시새워 피는 꽃들은
말을 가지고 말하지 않는다
서로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듣는다
달과 별의 아름다운 노래를
꽃들의 숨가쁜 속삭임을
귀보다 더 높은 것을 가지고
귀보다 더 깊은 것을 가지고
네 가슴에 이는 뽀얀
안개를 본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듣는다
눈보다 더 밝은 것을 가지고
가슴보다 더 큰 아픔을 가지고
노루귀.. 마당 한쪽에 심어두었는데, 지금도 잠을 자는지, 꽃 잎이 모두 닫혀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