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8

2022.4.25 서정주<신록>

by 박모니카

이양하<신록예찬>에서 ‘봄바람을 타고 새움과 어린 연초록 잎이 돋아나오는’ 나무가 책방 앞에도 있지요.

이름도 모른다고 나무가 저를 측은하게 볼지라도 어린아이 손가락처럼 꼼지락거리며 바람과 노니는 여린 잎들의 율동이 좋아 눈을 감고 봄바람을 담아요.

온몸에 초록 풀이 돋아나서 나도 나무로 다시 태어날까 기도하면서.

제 이름 석 자에 나무 목(木)이 있는 것을 보면 분명 나무와의 인연이 있을거예요.

오늘도 신록의 사랑이 당신에게 깃들기를 소망하는 봄날의 산책 모니카.


신록- 서정주


어이 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 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애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군산월명산(책방뒤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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