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74

2022.6.30 이해인<능소화연가>

by 박모니카

책방옆 담장을 타고 올라가는 연주홍빛 능소화가 여름의 시작을 알립니다. 암행어사가 꽂은 꽃이어서 어사화라고도 한다지요. 꽃이 무엇이길래 양반님네들은 자기집 울타리에서만 피우도록 했을까요. 제 눈도 당신 눈도 예쁜 꽃은 예쁜 줄 알고 임 그리는 마음도 내어줄 수 있는데요. 가난했던 말랭이마을 어르신들 인터뷰에 늘 존재하는 꽃이야기. 누구나 공평한 세상 주인이 되길 원하는 마음. '인간이 쌓은 담을 넘어서는 것은 오로지 자연뿐이구나' 생각하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이해인시인의 <능소화연가>를 들려드려요. 봄날의산책 모니카


능소화 연가 - 이해인


이렇게

바람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저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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