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103

2022.7.29 조선윤<인연>

by 박모니카

아름다운 손끝에 세월을 묻히며 한없이 당신의 모습을 들려주신 어머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처음 본 저와 고추잎을 따며 살포시 이런저런 세상이야기를 전해주는 그분의 말에 오랫동안 귀 기울였어요. 어릴 적 소풍가서 보물찾기를 하며 설레던 느낌이 문득 들었지요. 말씀마다 보물이 들어 있었거든요. 선물로 받은 고추잎으로 고추나물을 만들어 여동생가족과 식사했어요. 여동생의 감탄사는 나물에 들어간 참기름 냄새를 능가했답니다. 좋은 인연이란 무엇일까요. 너무 작아 보이지 않을 만남일지라도 그 사람에게 정성을 담아 큰 마음을 주는 것입니다. 오늘의 시는 조선윤 시인의 <인연>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인연 – 조선윤


세상에 태어나서

가는 길은 다르지만

만나고 헤어지는 만남 속에

스치는 인연도 있고

마음에 담아두는 인연도 있고

잊지 못할 인연도 있다

언제 어느 때 다시 만난다 해도

다시 반기는 인연 되어

서로가 아픔으로 외면하지 않기를

인생길 가는 길에

아름다운 일만 기억되어

사랑하고 싶은 사람으로 남아있기를

7.29고추나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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