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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130

2022.8.25 안도현<그대에게 가고싶다>

by 박모니카

책방에 노무현의 명연설 책도 있지만 영상으로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죠. 강하고 확고한 경상도 어투 뒤에 나오는 부드러움과 부끄러운 미소. 함께 들려오는 목소리는 매력적이지요. ’어떻게 살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특별히 제게만 일러주는 비밀 같았어요. 그분이 전하는 성공의 비밀을 나누고 싶네요. 첫째로, 섭리를 거역하지 않는 삶을 포함하여 현재 당면한 문제에 완전투자하는 삶, 열심히 공부하는 삶, 나보다는 우리로 향한 삶, 신뢰하는 가치에 주저하지 않는 삶, 그리고 언제나 행동하는 삶을 살다보니 대통령까지 되었다네요. 저도 새롭게 다짐했지요. 지금부터라도 그의 삶을 본받아 살아보자. 그렇게 살다보면 미련없이 하산하는 날이 있겠지요. 오늘은 안도현시인의 <그대에게 가고싶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성처입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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