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 오세영<10월>
어제는 달력 한 장을 거두며 10월의 얼굴을 보았지요. ‘달랑 두 장 남았네’ 라고 말하려니 들고 있던 9월의 달력이 슬퍼보였답니다. 마치 제 모습도 그 속에 있는 듯해서 이내 접어버렸습니다. 사람의 모습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무엇이 참인지 알 수 없기에 속담도 생겼겠지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구요. 어제 보낸 시에 ‘노을 같은 단풍되라’라는 구절이 있었어요, 어제의 노을은 또다시 오늘의 태양을 떠오르게 하는 언덕받이 풍경이 되었지요. 그러니 잃음도 얻음도 한가지입니다. 오늘의 시에서도 말하네요. 잃어감이 성숙해지는 과정이니 슬퍼하지 말자 하네요. 10월의 첫날, 연휴동안 혹시라도 당신의 잃음이 있을지라도 누군가의 얻음이니 슬퍼마세요. 오늘의 시는 오세영시인의 <10월>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10월 -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