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h My Life

떨어지지 않는 인연을 어찌 떼어낼꼬!

2020.9.1 브런치 매일쓰기 4

by 박모니카

오늘도 체중계에 올라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육점을 하는 막내동생가게의 바늘 체중계에 올랐다.

“오늘은 얼마나 빠졌을까, 아고야, 변함이 없네. 이 바늘이 문제고만. 분명 몸이 가벼워 졌는데 미세한 수치를 잡아내지 못하네.” 열 살 차이 나는 막내 동생은 큰 누나의 행동에 기가 막혀 했다.

“아니, 누나 갈수록 왜 그렇게 노인처럼 굴어요. 아직은 세련되고 지적인 누나가 더 좋아. 그리고 몸무게가 하루아침에 빠지면 세상에 다이어트 회사들 다 망하겠네요.”

이제 갓 대학 새내기인 딸, 합격했지만 대학 생활을 한 번도 못해보고 2학기를 맞이한 딸과 다이어트를 한다. “지원아,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 중에 최고는 걷기와 줄넘기야. 너는 다리가 멀쩡하니, 줄넘기를 하고, 엄마는 관절이 아프니 걷기를 하자. 올 여름 한번 끝까지 해보자.”

그렇게 소위 ‘저 탄수화물, 고 단백질식단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캐시워크라는 앱을 핸폰의 화면에 깐 것도 부족해서 지역에서 운영하는 건강 프로그램인 ‘챌린지 만보걷기’에도 등록했다. 이런 엄마의 고심을 보고 딸은 어느새 디지털 체중계를 사서 욕실의 화장대 앞에 놓았다.

“엄마 이 체중계는 정확하데. 근데 매일 체중 재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 무서운 거야. 편하게 운동하면서 식단조절하면 언젠가는 빠질거야.” 라고 위로했다.


4년전 부인과 수술을 받고 난 후 여성 호르몬이 없어져서 운동과 식단조절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사의 처방이 있었다. 그런데 세월은 유수보다 더 빠르게, 내 몸의 체중은 그 세월보다 더 빠르게 늘어났다. 옷 치수는 88올림픽의 마크를 찍더니, 어느 날 무릎 통증이 왔다. 처음으로 내 몸에 문제가 생길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해서 바로 실행 했더라면 더 좋았을걸, 일이년이 훌쩍 지나갔다.

지난 6월, 작심하고 다이어트를 고민하면서 유명하다는 의사들의 강의를 담은 유투브 영상을 몇 편 보았다.

의사마다 주장하는 바가 달랐다. 어떤 이는 간헐적 다이어트가 좋다느니, 어떤 이는 1일 금식이 좋다느니, 또 다른 이는 무조건 소식하며 세끼 식사가 좋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공통점을 찾았다.

‘저 탄수화물, 고 단백질, 하루 2리터 물’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단위 실천법으로 시작했다. 1일 1식의 식단을 이렇게 정했다. 탄수화물 중간치 양(밥 반공기), 최애식품 계란 후라이2개, 과자 및 간식류 절대 사절(단, 강의 많이 하는 날엔 당 떨어지니, 버섯돌이 초콜릿 한 개), 그리고 물200ml자리 컵에 5번 이상 마시기, 저녁 8시 이후 금식(혹시 손님이 와서 저녁을 먹더라도 참석이 주식), 마지막으로 주 3회 이상 만보걷기 실천하기 였다.


문제가 된건, 남편, 아들 딸이 한데 모여 제대로 된 밥 한끼 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남편은 소위 뇌졸중을 두번이나 경험한 중증 환자인데도 나는 내 목표를 내 밀었다. "당신, 미안하지만, 다시 쓰러지지 않으려면 당신도 운동하고 소식 해야되요. 우리 점심은 먹고싶은거 맛있게 먹고 저녁엔 꼭 걷기 하자. 당신 배는 여자 배와 달라서 통통한 수박 모양의 내장 지방은 식단과 걷기만 규칙적으로 잘해도 금방 효과 있데. 나같은 배가 큰 문제지. 나 진짜 살 빼고 싶네. 갈수록 자신감이 없어지고 그래." 남편은 내 말을 따라주었다.


만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계획대로 잘 지켰냐고 묻는다면, 백퍼센트라고 답하진 못하겠다. 그러나 열에 여섯 번은 지켰다. 그럼 체중의 변화는 어떠냐고 묻는다면 글쎄 어떨 것 같은가라고 다시 묻겠다.

‘인연이란 들어온 자리는 몰라도 빈자리는 크다.’ 라고 어른들은 말하지만 나이와 함께 늘어난 몸무게의 자리는 좀처럼 비워지지 않는 인연인가 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에게는 실천하는 양심이 있고, 내 몸 역시 그 양심대로 변화할 거라고 믿을 뿐이다. 아주 살짝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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