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2 황지우<너를 기다리는 동안>
말랭이 마을 입주후 봄과 여름내, 마을 사람들의 삶을 글로 담고자 인터뷰를 했어요. 다른 작가들의 인터뷰집도 읽어보고 어떤 구성으로 책을 만들면 좋을까 고민했지요. 일대일 질의응답형식은 너무 딱딱하고, 제 사유로만 쓰기엔 너무 주관적이고요. 올해 시(poem)의 세계를 알고 싶은 마음에 저 스스로 다양한 독학(?)을 하는데요, 그중 하나를 인터뷰집에 활용했지요. 일명 ’말랭이 사람, 삶, 그리고 시‘, 작가 조이스박의 <내가 사랑한 시옷들>이란 책이 생각나네요, 저절로 <내가 사랑한 말랭이마을의 시옷들>이 되겠군요. 오늘부터 말랭이마을 ’이야기 마당‘에서 군산문화도시센터 주관으로 ‘2022 문화공유도시 군산’이 전시(10.12~10.31)돼요. 그 마당에 저의 인터뷰 이야기와 사진이 있어요. 마을 어른들, 당신들의 이야기와 사진이 전시된다고 어깨에 힘 좀 주고 오시라 했네요. 기념사진 한 장씩 찍어드린다고요. 시간 내셔서 말랭이 이야기마당 전시회에 와보시길 추천합니다. 오늘의 시는 황지우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봄날의 산책 모니카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