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195

2022.10.29 김남영<머물다>

by 박모니카

나이 육십 넘어 자신의 글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날을 맞이한 무명시인은 어떤 마음일까요. 백설기에 단호박을 넣은 갓 나온 따뜻한 떡을 주문한 제 마음과 같을거예요. 작가에게 방금 나온 시집을 전하니, 뭔가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인 듯 그의 눈은 한동안 책에 머물었습니다. 저도 제 부모 형제의 이야기를 썼던 에세이집이 처음 나왔을 때 그랬답니다. 보고 싶었던 누군가의 책을 받은 설레던 느낌이었지요. 오늘 출판사로서 ’봄날의 산책‘ 첫 작품, 김남영시집 <어머니 그리고 편지>과 함께 작가와 어머니, 지인들을 모시고 출간기념식을 합니다. 아침편지 받으시며 가까이 계시는 모든 분들을 초대합니다. 단 호박 백설기 떡 같이 나눠 드시게요. 제가 오늘의 작가를 만났듯이 또 어느 분이 저와 인연의 실타래를 풀어나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예요.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행사는 오후 2-3시 말랭이 커뮤니티 센터입니다.

오늘의 시는 김남영시인의 <머물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머물다 – 김남영


오는 듯

아니 오는 듯

빗방울이 차창에 머문다


쓸리듯

아니 쓸리듯

낙엽이 길가에 머문다


해거름

멈추어 선 자리

촉촉한 노을빛

떨어진 잎새마다

멈추어 선다


쓸리고 쓸려 바람처럼

흐르고 흘러 물처럼

아쉬움으로만 남느니


네 가슴에

한 방울 눈물로

멈추어 서리


김남영플랑최종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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