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9 김남영<머물다>
나이 육십 넘어 자신의 글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날을 맞이한 무명시인은 어떤 마음일까요. 백설기에 단호박을 넣은 갓 나온 따뜻한 떡을 주문한 제 마음과 같을거예요. 작가에게 방금 나온 시집을 전하니, 뭔가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인 듯 그의 눈은 한동안 책에 머물었습니다. 저도 제 부모 형제의 이야기를 썼던 에세이집이 처음 나왔을 때 그랬답니다. 보고 싶었던 누군가의 책을 받은 설레던 느낌이었지요. 오늘 출판사로서 ’봄날의 산책‘ 첫 작품, 김남영시집 <어머니 그리고 편지>과 함께 작가와 어머니, 지인들을 모시고 출간기념식을 합니다. 아침편지 받으시며 가까이 계시는 모든 분들을 초대합니다. 단 호박 백설기 떡 같이 나눠 드시게요. 제가 오늘의 작가를 만났듯이 또 어느 분이 저와 인연의 실타래를 풀어나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예요.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행사는 오후 2-3시 말랭이 커뮤니티 센터입니다.
오늘의 시는 김남영시인의 <머물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머물다 – 김남영
오는 듯
아니 오는 듯
빗방울이 차창에 머문다
쓸리듯
아니 쓸리듯
낙엽이 길가에 머문다
해거름
멈추어 선 자리
촉촉한 노을빛
떨어진 잎새마다
멈추어 선다
쓸리고 쓸려 바람처럼
흐르고 흘러 물처럼
아쉬움으로만 남느니
네 가슴에
한 방울 눈물로
멈추어 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