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199

2022.11.2 이기철<아침언어>

by 박모니카

출판사로서 두 번째 진행된 출간예정작품이 있지요. 첫 에세이집, ’그림에세이‘를 구상했어요. 책방의 모습을 간판과 엽서에 펜화그림으로 그려준 정글님 책입니다. 글쓰기 시작한 지 약 1년쯤 되었다는데, 숨어있던 재능이 물 위로 올라왔을까요. 그녀의 글이 재미있었어요. 써놓은 글을 묶어주는 것이 출판사가 하는 일, ’제게 맡겨보세요!' 한번 결정하면 번개불에 콩 튀겨먹을 정도의 빠름빠름으로 일을 처리하는 모니카를 믿는다고 했어요. 글쓰기에 자신이 없고 느슨한 성격의 자신을 이끌어주면 해보겠다고 했어요. 두 달여가 지난 지금, 그녀의 맛난 글을 십 수번 읽었죠. 탈고본을 인쇄소에 맡긴 어제, 왠지 책이 다 출간된 것 같았어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 될 수 있는 사람들. 책방오픈에 아낌없이 도와준 그녀를 위해 저도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오늘의 시는 이기철시인의 <아침언어>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아침 언어 - 이기철


저렇게 빨간 말을 토하려고

꽃들은 얼마나 지난 밤을 참고 지냈을까

뿌리들은 또 얼마나 이파리들을 재촉했을까

그 빛깔에 닿기만 해도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저 뜨거운 꽃들의 언어


하루는 언제나 어린 아침을 데리고 온다

그 곁에서 풀잎이 깨어나고

밤은 별의 잠옷을 벗는다


아침만큼 자신만만한 얼굴은 없다

모든 신생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초록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곁에서

사람을 기다려 보면 즐거우리라


내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 꽃의 언어를 주고 싶지만

그러나 꽃의 언어는 번역되지 않는다

나무에서 길어낸 그 말은

나무처럼 신선할 것이다

초록에서 길어낸 그 말은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모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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