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198

2022.11.1 이해인 <신발의 이름>

by 박모니카

이태원 골목에 옆으로 누운 굽 높은 구두 한짝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영어학원이라고 으례 치루던 할로윈행사가 사라져도 우리 어린학생들 다 알고 있는 듯 조용히 다녔습니다. 해야할 일을 부득히 하는 와중에도 불쑥 고개를 내미는 참담함. 바로 몇 달전 선진국을 외치던 나라의 한복판이 맞는가 의심과 슬픔만 일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은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라도 하겠지요. 희생자와 그 가족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부디 안아주고 들어줘야 하거늘 이번에도 이기적인 글들이 난무합니다. 바로 내 아픔,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11월 첫날, 새날의 날개를 잠시라도 모아주세요.

오늘의 시는 이해인 시인의 <신발의 이름>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신발의 이름 - 이해인


내가 신고 다니는 신발의 다른 이름은 그리움1호다

나의 은밀한 슬픔과 기쁨과 부끄러움을 모두 알아버린 신발을

꿈속에서도 찾아 헤매다 보면

반가운 한숨 소리가 들린다

나를 부르는 기침 소리가 들린다

신발을 신는 것은 삶을 신는 것이겠지 나보다 먼저 저 세상으로 건너간

내 친구는 얼마나 신발이 신고 싶을까


살아서 다시 신는 나의 신발은

오늘도 희망을 재촉한다

11.1 신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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