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9 이시환<밝고 둥근 달을 바라보며>
어젯밤 개기월식이 펼친 우주쇼(Red Moon)를 보려고 건물옥상으로 올라갔지요. 지인들이 보내오는 붉은 달의 모습을 찍어볼까 하구요. 최신식 카메라의 화소에 턱없이 부족한 제 핸폰으로는 신비로운 달을 담아낼 수 없어서 보름달에게 소원 하나 빌었지요.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으니 내일 다시 태어난다면 그 시간도 맡기겠나이다.‘라구요. 동시에 ’저 붉은 달님의 얼굴은 아마도 오늘 열정적으로 산 내 붉은 마음이려니‘ 하며 계단을 내려왔습니다. 그래요. 열심히 살아가는 것은 꽉 찬 보름달을 향해 가는 것. 돌아와서 사진들을 공유하니 한 지인이 글 하나를 주더군요. “하루를 산다는 건 하루가 죽는 것. 삶과 죽음은 해와 달과 같은 사이. 해의 먹잇감이 된 달처럼 거꾸로 달을 품은 해처럼 오늘 하루의 끝을 잘 낚아 올리세요”
오늘의 시는 이시환시인의 <밝고 둥근 달을 바라보며>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밝고 둥근 달을 바라보며 - 이시환
때깔 곱게 늙은 가을 호박도
둥글고 큼지막한 것을 바라보면
절로 기뻐지고
얼굴에 미소 피어나듯이
저 밝고 둥근 달을 바라보노라니
내 마음조차 넉넉해지고
한결 너그러워지네.
반듯하게 늙은, 이 호박처럼
밝고 둥근, 저 달덩이처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내 마음 둥글게 허공중에 띄워놓고 싶네.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모두의 얼굴에 너그러운 미소가 피어나는
내 마음 허공중에 걸어두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