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10 도종환<희망의 바깥은 없다>
문화란 무엇일까요. 제가 처음으로 ’문화’라는 겉옷을 입은 것은 작년 군산시 말랭이마을 문화예술인 입주작가공모를 통해서 였지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군산의 문화를 대표하는 옷을 입는 사람 중 하나가 될지를.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모르고 마을에 입주했던 것이 다행이었을까요. 지역문화정체성, 문화향유, 문화의 씨앗, 문화도시. 이런 추상적, 광의적 표현과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을 재밌게 했을뿐’이거든요. ‘시 편지쓰기’‘지역작가와 수다’‘필사시화엽서나눔’‘시낭송잔치’‘동시와 독후글짓기’‘무명 글작가 책출간’ 등, 순간 떠오르는 생각은 무작정 실천했어요. 이유는 하나예요. 같이 사는 사람(人)들과 어울렁더울렁 사랑(仁)으로 맺어지고 싶거든요. 혼자말고 같이 잘 사는 삶이 좋아서요. 말랭이동네라는 자연토대 위에 저의 미약한 생각 하나도 문화코드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문화도시 군산’기차가 출발을 알리는 희망의 기적소리입니다. 이제 진짜 군산문화의 장을 펼칠 수많은 지역민들이 군산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겠지요.
오늘의 시는 도종환시인의 <희망의 바깥은 없다>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희망의 바깥은 없다 – 도종환
희망의 바깥은 없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낡은 것들 속에서
싹튼다 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겨울 이파리
속에서 씀바귀 새 잎은 자란다
희망도 그렇게 쓰디쓴 향으로
제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지금
인간의 얼굴을 한 희망은 온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곪은 상처 그 밑에서 새살이 돋는 것처럼
희망은 스스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난다
안에서 절망을 끌어안고 뒹굴어라
희망의 바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