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11

2022.11.14 조재도<아름다운 사람>

by 박모니카

프랑스의 소설가 구르몽은 그의 시 「낙엽」에서 말했죠.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여고시절로 돌아간 듯이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벗 삼아 놀았습니다. 가을비에 다 떨어져 버릴까봐, 잠자기도 아까운 시간을 내어 가을여인 모드로 변장하고 싶었죠. 오래된 성곽 같은 돌담 속에 자리한 카페에 들어서니 보기 드문 우람한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과 함께 어느 가을산 길목 하나를 옮겨온 듯,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눈을 들어보니 둥근 하늘문이 열린 듯 산새소리, 낙엽소리가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발뿐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꼈죠.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더욱더 큰 기쁨으로 피어난 것은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편과 친구 숙이가 저의 가을낙엽이 되어준 그 순간을 오래토록 기억하렵니다.

오늘의 시는 조재도 시인의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아름다운 사람 – 조재도


공기 같은 사람이 있다

편안히 숨쉴 땐 알지 못하다가

숨막혀 질식할 때 절실한 사람이 있다.

나무그늘 같은 사람이 있다

그 그늘 아래 쉬고 있을 땐 모르다가 그가 떠난 후

그늘의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이런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매일 같이 만나고 부딪히는 사람이지만

위안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아름다운 사람은 몇 안 된다

세상은 이들에 의해 맑아진다

메마른 민둥산이 돌 틈에 흐르는 물에 의해 윤택해지듯

잿빛 수평선이 띠처럼 걸린 노을에 아름다워지듯

이들이 세상을 사랑하기에 사람들은

세상을 덜 무서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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