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주말 아침 책방의 오전을 차지했습니다. 엎드려서 손짓 서너번만 하면 다 닦여지는 세평 책방에 걸레질도 하고, 먼지털이개로 책들 사이사이의 앉은 세월을 쓸어 담았지요. 동시에 책 비치 순서도 바꾸면서 시인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이름모를 지역의 무명시인들, 여러 시가 들어있는 시집 속에서 발견한 아는 시인, 만나다 잠시 외출한 근대시인에 이르기까지 가을아침 안부를 전했습니다. 잠시 뒤에 책방에 별난 손님들이 왔지요. 영화를 찍는다는 한 무리가 와서 책방과 마을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구요. 저는 뒷 켠에서 책방아줌마로 얼굴 살짝 내밀었지요. 잘생기고 넉살좋은 배우님들도 보구요. 그들이 돌아간 후 하늘을 보았어요. 가수 이문세 공연의 여파가 아직도 머물러 있는 듯, 그의 노래 가사들이 하늘을 맴돌더군요. 그런데 바로 얼마후 젊고 아름다운 청춘남녀가 방문했어요. 지난밤 이문세 공연현장에 함께 있었음을 알고 우리 셋은 소리치며 좋아했지요. 물론 처음 만난 사이였답니다. 이런 우연한 인연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