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246

2022.12.21 두보 <小至 동지 하루 전날에>

by 박모니카

얼마 전 거리의 할머니에게서 팥 한 되를 샀어요. 동지 때마다 손수 팥죽을 끓여주시는 친정엄마에게 드리려구요. 엄마의 손길로 만들어진 달콤걸쭉한 붉은 팥죽을 생각하면 입에 절로 침이 고이지요. 오늘은 동지 전날 ‘소지小至’예요. 이름도 이쁘지 않나요? 음기가 극점에 이르는, 태양이 가장 멀리 있는 시점이 동지인데요, 하루라는 시간이 부족하여 음기가 아직 끝까지 이르지 않았다는 거겠죠? 하루만 지나면 음기는 반환점을 돌아 양기의 자세로 변신하죠. 시인 두보의 시에서 말한 것처럼 ‘冬至陽生春又來’라. 사람 세상, 언뜻 보기에는 한겨울로 들어서는 것 같지만 땅속에서 하늘 위에서는 양기가 부지런하게 생동하겠지요. 저는 오늘도 팥죽 한그릇, 내일도 팥죽 한그릇 먹을거예요. 요즘 일에 치어서 면역력이 급격하락한 심신을 붉은 기운으로 채우려해요. 오랜만에 한시 한편 보내드립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小至 동지 하루 전날에 - 杜甫(두보, 당나라의 시인)


天時人事日相催(천시인사일상최) 절기와 인간세가 날로 서로 재촉하니

冬至陽生春又來(동지양생춘우래) 동지에 양이 생겨 다시 봄이 도래한다

刺繡五紋添弱線(자수오문첨약선) 다섯 문양의 자수에 약한 실을 보태고

吹葭六琯動浮灰(취가육관동부회) 여섯 율관 갈대 불면 뜬 재 움직인다

岸容待臘將舒柳(안용대랍장서류) 납월 기다린 언덕에는 버들이 퍼지고

山意沖寒欲放梅(산의충한욕방매) 산 정취 찌르는 추위에 매화 피려한다

雲物不殊鄉國異(운물불수향국이) 구름과 물상은 고국과 다르지 않으니

教兒且覆掌中杯(교아차중장중배) 또다시 아이 시켜 손 안에 술잔이로다

참고.

납월이란 음력12월을 지칭

납월매로 유명한 순천 금둔사에 새해1월에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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