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에 대한 글을 읽다보니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라는 표현이 있어서 메모를 했었죠. ‘문자의 향기와 책의 기운’ 즉 좋은 책을 읽으면 기운이 솟는다는 표현과 같지요. 추사는 말하길, 가슴속에 만 권의 책이 있어야 그것이 흘러넘쳐 그림과 글씨가 된다고 했다네요. ‘만권의 책’이라. 도전하기에 너무도 큰 수량이지만 왠지 맘이 설레기도 해요. 책 만권을 읽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다 읽지 않아도 가능한 방법이 있거든요. 맘이 통하는 벗과의 대화에 동참하는 거죠. 벗이란 나이 고하를 뛰어넘는 사귐을 말하죠. 말이 통하는 대화에 함께 하면 맘속의 글이 오고 가요. 벗들과의 즐거운 대화를 듣기만 해도 몇 권의 책을 읽은 바와 다름없어요. 저는 누군가의 말을 듣고 마음에 담아 놓았다가 제 글로 쓰는 일이 재미있어요. 그들에게는 가벼운 대화일지라도 그 속에서 응용할 말과 글 소재를 찾아내는 일이 즐겁죠. 어제 오후에 만난 몇몇 벗들의 대화를 들으며 그들의 말이 문자의 향기가 되고 좋은 책을 읽었을 때의 기운을 느꼈죠. 2월이 이틀 남았네요. 주초이며 새달을 준비하느라 할 일이 많지만, 오늘은 또 누구의 말 향기를 맡게될까 생각하면 아침을 깨는 새벽이 제 마음을 깨트리며 먼저 들어와 앉습니다. 오늘은 나태주시인의 <시를 주는 아이>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