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330

2023.3.14 박옥조<한글공부>

by 박모니카

하루에 한 두 장씩 읽고 있는 <논어365일>의 끝장이 보여요. 한학자 도올 김용옥선생의 강의와 함께 제 이해 범위 안에서 재밌게 읽고 듣고 있습니다. 이 좋은 글들을 갑자기 누군가와 얘기하면 진짜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저는 한자에 취약하니, 한글 번역본을 보면서 소위 ’고전독서클럽‘같은 미팅을요^^. 논어의 첫 장에 ’공부의 기쁨’이 있고 마지막 장에 ‘지혜의 기쁨’이 있으니, 공부하는 사람만이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얘기겠죠. 세상의 수 많은 기쁨 중에 공부하는 기쁨, 알게되는 기쁨보다 더 위인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어제는 마을 어른들과 한글자음을 가지고 단어 릴레이 게임을 했는데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갑자기 안 쓰던 머리를 써야하니 머리가 아프다라고 호소하는 분들도 있었지만요. ‘기역’으로 시작하는 단어 하나도 모른다 하더니 여러 명의 생각이 모여 수십 단어를 열거하는 ‘생각의 힘’을 알게 되었답니다. ‘군산, 공부, 고구마, 갈대, 가방, 감자, 골목길....’ 재미를 붙인 어른들은 다른 자음들의 단어들을 말하며 ‘아따 이것도 재밌다. 글자 배우는게 그림보다 더 좋아’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답니다. 무엇을 배우든 중요한 것은 ‘배움의 기쁨’을 알게 되었다는 거죠. 오늘도 저는 무언가를 배우는 시간으로 채워지겠죠. 그 소재가 무엇이든지 궁금하고 즐거울뿐입니다. 오늘의 시는 박옥조 할머니의 <한글공부>라는 시 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한글공부 – 박옥조


살면서 나는 언제나 남의 등 뒤에 서 있다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글을 모르니까

은행이든 어디든 글 쓰는 데 가면

안절부절 마음도 손도 떨고 있다

한글을 배우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다

그렇게 70년을 살았다

우연히 찾은 복지관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지금은

마음도 편하고 즐겁다

자신감이 생긴다

조금 알 것 같다

늦었지만 열심히 해보고 싶다

휴대전화 문자도 마음대로 하고 싶다

봄비내린 말랭이동산에 피어난 매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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