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파호수의 여름밤은 걷기운동에 정말 좋은 시간입니다. 다른건 몰라도 혼자 운동하는 것을 게을리하고 저녁 늦게 수업이 끝나는 제게 ‘같이 걸을까요?’라는 말처럼 반가운 것 말은 없습니다. 한 시간여 호수를 돌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는데요, 대화의 양과 질이 균형을 이루는 듯한 느낌이 더욱 맘을 편하게 했지요.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보면 탁구대 위의 공처럼 서로의 이야기를 집중하고 공감해주는 일, 결코 쉽지 않지요. 일방적으로 듣기만, 말하기만 하면서, 대화의 불균형된 공간안에 머무는 것... ‘순간’일지라도 힘들어요. 다른 이야기 인데요, 어제는 말랭이 글방에서 특별체험을 했어요. 어머님들이 직접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법을 배운 날. 동네에 있는 L 체인점에 가서 당신들이 모니터 화면을 보고 음식주문, 결제, 수령까지 했답니다. 동네에서 몇 발자욱만 벗어나도 ‘여행’같다는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저만 해도 좀 더 복잡해보이는 키오스크는 시도해 보려고도 안하는 아날로그. 그러니 어머님들은 ‘그냥 그렇게 살다 가는거지’라고 생각할 만 하지요. 전날 가게 대표에게 상황을 말하고 어른들이 오시면 잘 가르쳐달라고 부탁을 했었어요. 화면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따라 글자와 음식사진을 찾는 것, 결코 쉽지 않다고, 혼자서는 다시 못할거라고 엄살도 부리시고, 신기하다고 영수증 들고 사진도 찍구요. 글방선생으로 저도 팥빙수를 대접 받았습니다. 키오스크를 상대로 주문에 성공한 한 어머님의 성과물? 인거죠. 어젠 책방 개원 이래 처음으로 L초교에서 동화책을 신청해서 소위 납품을 했는데요. 제 눈에 띈건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의 연결고리로 그림동화책을 선정됐다는 사실이었죠.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 현장뿐만이 아니라 한 그룹의 리더자가 어떤 생각을 갖느냐는 정말 중요하지요. 특히 누군가를 가르치는 업을 가진 사람은 분명 남다른 가치를 소유하고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