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아들이 방학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한 달 후엔 군대를 가야하죠. 아들을 보니 같은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초등선생님의 슬픔이 생각났어요. ’교권추락’ ‘학부모갑질’ ‘학생폭력’ 등, 뉴스에 오르내리는 다반사의 말들을 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언제까지 젊은 청년이 사회변화의 trigger(촉발제)가 되어야 하는지. 왜 기성세대는 그들이 아프다고 말할 때는 귀를 닫고서, 젊을 때 다 겪는 과정이라고 말하는지. 이 죽음을 두고도 정치권을 비롯한 수많은 이들이 서로 남 탓만을 하는지. 그들의 행위에 분노스럽지만, 그 모든 것 이전에 난 오로지 마음 깊이 고인에 대한 존경과 예를 다하고 싶을 뿐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존경이 먼저인 세상‘ ’열심히 노력해서 땀으로 얻어진 결실이 당연한 세상‘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었고, 짧지만 재밌게 한 학기를 보내고 왔다고 말하는 아들. “수고했네. 그대 말이 옳지. 아마도 학생들도 아들을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할거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매우 편파적이고 급진적으로 보여지는 사회현상에 대해서도 늘 침착하게, 때론 매우 차갑게 이성적 반응을 보이는 아들의 언행에 오히려 제가 배웁니다.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오늘부터 또 비가 온다네요. 어제 텃밭에 잠시 가보니 땅이 아직도 축축했습니다. 폭우 전 남겨두었던 감자밭 두둑 속 감자들은 어찌 되었을까요. 한 알이라도 세상 빛을 보게 해주고 싶어서 이 새벽을 엽니다. 살아있는 것처럼 소중한 것은 없으니까요. 비록 만날 시기는 늦었지만 꼭 만날 수 있는 인연이 있을겁니다. 오늘은 이해인 시인의 <작은 노래>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