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마당 깊은 집이 있으면 좋겠다. 그 마당에 앉아 가을을 노래하며 떠나는 나뭇잎들의 시 낭송을 들을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다.’ 라며 하늘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오전엔 꿈을 꾸고 살다가 오후엔 삶의 현장으로 돌아오는 저는 이중 생활자?? 인 듯 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계절이 바뀌는 때가 되면 이상(꿈)과 현실의 사이가 넓어지는 게 아쉽기만 합니다. 양 팔을 벌리고 그걸로도 모자라 온몸을 제껴 그 크기를 지워버리고 싶지요. 그나마 ‘짬짬이’ 라는 시간을 빌릴 수 있으니 다행이예요. 아주 쬐끔만 부지런 떨면 되니까요. ‘다음에 또 같은 시간이 올거야. 그때 만나야지. 그때 말해야지’라는 말 대신 ‘짧은 순간이라도 지금 만나야지. 지금 말해야지’라는 생각이 앞서는 이유를 우리는 서로 알고 있지 않을까요. 어제는 지인께서진한 황토색 고구마와 커다란 감을 주셔서 덥석 받아왔는데요, 이것도 아끼지 말고 바로 나눠먹어야겠습니다. 비록 마당 깊은 집은 없을지라도 마음을 커다랗게 만들어줄 좋은 글 읽으면서 책방 여기 저기에서 풍겨나오는 가을 향기를 불러들여 큰 마당집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 마당에 펄럭일 시화작품 준비하러 오늘도 마을 어머님들과 미팅이 있군요. 당신들이 쓰고 그린 작품 한두 개를 주시라고 말씀드릴 거예요. 시 낭송도 잘 하셨으니, 시화전시용 작품도 잘 준비하실거라 믿거든요. ‘언제나 우린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도장 꾹꾹 찍으렵니다. 오늘의 시는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입니다. 아시나요? 우리나라 최초로 서양식 책방‘마리서사’를 열었던 시인. 청진기 든 의사보다 책 읽는 문학도를 꿈꾸던 시인. 가을이면 대중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시인. 한 주간의 문을 닫기 전에 꼭 시 한편 읽어보시고 사색하는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살포시 포옹해주세요.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