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들의 소망 중 하나는 ‘자기 이름이 쓰여진 책’을 출간하는 일이죠. 몇 년 전 제 이름이 쓰인 첫 책을 출간했을 때의 설렘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요즘 세상 너도나도 ‘작가’라고 한다고 낮추어 말하는 이도 있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그 명찰 달고 싶은 마음, 충분히 안아주고 싶습니다. 며칠 전 <화요문우회>라는 글쓰기 팀에서 시집출판을 의뢰해 왔었지요. 어제까지 읽어보면서 오탈자가 없도록 꼼꼼히 살피고 인쇄를 결정했어요. 종종 받는 여러 동인지를 이번에 더 자세히 읽어볼 이유가 있었는데요, 작품 평론을 해 준 노용무교수(시인, 평론가 / 대표시집-나무전봇대)의 글을 읽는 재미가 참 좋았기 때문입니다. 시적언어와 산문적 언어의 특징을 설명한 그분의 글을 읽으며 덕분에 제가 좋은 공부를 했구요. 회원들의 50여 편 작품에 대한 평은 씨줄과 날줄이 오고 가면서 화려한 날개옷이 만들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구요. 품격 높은 시집이 되었습니다. ‘이런 평론을 받은 회원들은 참 복도 많다. 작품을 더 빛나게 해주네.’라고 생각했네요. 좋은 시와 에세이를 쓴 회원들의 재능에도 당연히 엄지척을 드립니다. 그들의 글을 지도하고 출판과정까지 책임지고 출간을 도와준 지도 선생의 노고가 왠지 남 일 같지 않아 마음이 훈훈했습니다. <봄날의 산책> 이름으로 나오는 올해 첫 작품집이어서 더 멋져 보이네요.^^ 오늘부터는 두 번째로 나올 어느 시인의 수필집(개정판)을 교정하려 합니다. 다른 작가의 글을 ‘그냥 읽는 것’보다 ‘교정’을 목표로 읽는 것은 또 다른 느낌, ‘독서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오늘도 11월 가을 시 한편, 유한나시인의 <11월을 보내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