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이전에 무엇이 있어서 마음을 전했을까요. 내 ‘마음’ 한 자락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는 언어를 가지고 글은 쓴다고 나서대니 제가 우습지요. 더욱이 내 마음에 타인 마음을 고욤나무에 감나무 접붙이듯 하며 얼렁뚱땅 기생하며 살 때도 있으니 기가 막히지요~~. 그런데 이런 저의 부족한 사유를 감싸주는 지혜들이 있답니다. 바로 자연의 변화와 철학자의 말씀입니다. 어제도 오랜 시간동안 이 두 현자들과 길게 데이트하며 계절의 경계에서도 쉼 없이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세상의 이치를 느꼈습니다. ‘바람이 없다면 나뭇잎의 마지막 여정은 어디로 갈까?‘ 하고 중얼거리는데, 제 맘을 읽고 허공 속에서 시 한 수를 쓰며 제 발 앞에 떨어지던 나뭇잎 하나. 덩달아 한 몸 피붙이였던 잎들이 시를 낭송하듯 우수수 스르락거리며 일거에 붉은 검갈색 얼굴로 달려들었습니다. 메마른 낙엽들을 손으로 만져보고, 발로도 딛어보면서 11월 가을이 가는 길에 서성거렸죠. 눈앞에 열린 숲속 길은 마치 시인 프로스트가 말한 <가지 않은 길>의 장면 같아서 저도 두 갈래로 나뉜 노란 숲속에 서서 걸어온 한 길을 회상해보았네요. 학원에 돌아와서 12월을 맞는 학원편지를 쓰며 다시 또 경계에 서 있는 이 주간을 살폈죠. 다소의 걱정도 일었지만 이내 군산여고 향파 합창단의 공연까지 찾았구요. 마치 자연과 사람들이 저만을 위해 준비한 듯, 시와 음악의 만찬 속에서 하루를 보냈으니 아낌없이 지난 그 시간들을 사랑합니다. 아침부터 달력을 보니 토요일까지 일정이 꽉 차 있군요. 만약 어제의 쉼터가 없었다면 얼마나 이번 주간을 미워할까요^^ 여유로운 미소로 오늘을 시작합니다. 혹여라도 오늘 시작에 발걸음이 무거우시다면, 나뭇잎 한 잎이라도 손으로 만져보세요. 당신의 맘을 설레게 할,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날거예요. 오늘은 여러분들도 많이 알고 계시는 프로스트(미) 시인의 <가지 않은 길>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